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트랜스포머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숀 레비 감독의 '리얼스틸'(Real Steel, 2011년)은 로봇을 매개로 한 따뜻한 가족영화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이 가족의 정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격투용 로봇이다. 가까운 근 미래, 사람들은 과격한 스포츠를 위해 격투용 로봇을 만든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나가거나 머리가 뽑혀도 심적인 고통을 덜 받기 위해서다. 로봇을 통해 과격한 액션은 액션대로 살리고 따뜻한 가족애도 부각시키겠다는 1석2조의 발상이다. 그런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거칠게 충돌하는 무쇠 덩어리들의 이면에서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 가는 아버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