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종석 2

관상

예전에 한국 최고의 지관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기문둔갑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그 노인은 유명한 전 대통령들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들의 묘터와 집터, 건물터 등을 두루 봐 준 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한 때 그 노인은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면접 때도 참가했단다. 지금은 고인이 된 창업주와 함께 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의 관상을 봤다는 것. 예나 지금이나 인상이 중요하다고 본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면접에 대비해 성형수술까지 하는 세상이 됐다. 한재림 감독의 '관상'(2013년)은 이 같은 사람들의 심리에 부합하는 영화다. 내용은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란에 휘말린 관상쟁이의 이야기다. 실제 역사에 가상의 이야기를 끼워넣은 전형적인 팩션이다. 그런데 설정은 그럴 듯 하지만 이..

영화 2013.09.18

코리아

실제 있었던 스포츠 시합을 영화화 하는 것은 사실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일이다. 이기던 지던 승부를 향한 극적인 드라마가 절반은 완성돼 있기 때문. 나머지 절반은 과정의 간극을 메우는 에피소드들이다. 그런 점에서 문현성 감독의 '코리아'는 이미 절반의 점수를 따고 시작했다. 1991년 제 41회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남북한이 한 팀을 이뤄 결승까지 올라가 극적인 금메달을 땄으니, 그야말로 가슴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굳이 각종 수식어와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아도 그 사실 만으로도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남한의 탁구영웅 현정화와 북한이 낳은 세계적인 탁구선수 이분희가 세계 1위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과정에 남북한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우여곡절을 양념..

영화 201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