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임스 프랑코 4

에이리언 커버넌트(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커버넌트'(Alien: Covenant, 2017년)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프로메테우스로 시작하는 프리퀄은 3부작으로 기획됐으며 그중 이 작품이 두 번째에 해당한다. 당연히 이야기는 '프로메테우스'와 이어지게 된다. 특히 '프로메테우스'에서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안드로이드가 이 작품에서도 등장하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프리퀄 시리즈를 연결하는 고리는 시원(始原)이다. 전작인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여정을 다뤘다면 이 작품에서는 에이리언의 기원에 집중한다. 과연 누가 에이리언을 창조했는지가 영화의 초점이다. 커버넌트호를 타고 우주 개척지를 향해 ..

유어 하이니스 (블루레이)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의 '유어 하이니스'(Your Highness, 2011년)는 정체불명의 섹스 코미디다. 배경은 중세시대의 이름모를 왕국이지만 미노타우로스부터 괴상한 마녀와 용까지 온갖 희한한 괴물들이 잔뜩 등장한다. 하지만 핵심은 괴물과의 대결이 아닌 화장실 유머다. 못된 마법사에게 납치당한 약혼녀를 찾기 위해 두 왕자가 모험을 벌이는 내용. 특히 주인공인 둘째 왕자가 워낙 밝히는 바람에 곳곳에 각종 섹스패러디가 넘쳐난다. 이왕이면 재기 넘치는 유머를 선보이면 좋을텐데 아이들 장난처럼 치기어린 내용이다 보니 유쾌한 웃음보다는 실소가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흥행에서도 제대로 실패했다. 약 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이고 벌어들인 돈은 2,0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 나탈리 포트만, 제임스..

127시간 (블루레이)

대학시절 친구들과 설악산에서 조난을 당한 적이 있다. 여러 번 혼자서 대청봉을 넘어서 자신했던 게 화근이었다. 오색쪽 가파른 길을 오르기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는데 가벼운 비라 무시했다. 대청봉에 다다를 무렵에는 억수로 퍼붓기 시작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겨우 대청봉에 도착했지만 거기서 자고 가면 좋았을텐데, 비가 뜸하길래 다시 하산했다.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었다. 비는 다시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고 사방이 불어난 물로 길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물길에 휩싸여 떠내려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덩쿨과 줄기, 바위 등에 매달려 기다시피 산을 내려왔을 때에는 세상이 깜깜했다. 겨우 대피소를 찾아가 조난 신고를 했고 구조대가 수색 끝에 친구들을 찾아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당시 가장 ..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블루레이)

인류가 멸망한다. 43년 전 개봉한 '혹성탈출'은 인류의 멸망을 다룬 무시무시한 재앙같은 영화였다. 그 영화가 특히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류가 유인원의 지배를 받는 비참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끔찍했던지, 어린 시절 TV에서 본 영상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과연 인류가 어쩌다 그토록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으며, 유인원들은 어떻게 지배자가 될 수 있었을까. 1편에서는 한 줄의 암시같은 영상이 전부였다. 절반의 해답을 들고 나온 것이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의 프리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년)이다. 와이어트 감독의 설정은 그럴 듯 하다.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이 급기야 침팬지에게 놀라운 변이를 일으켰고, 이들이 스스로 자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