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친구들과 설악산에서 조난을 당한 적이 있다.
여러 번 혼자서 대청봉을 넘어서 자신했던 게 화근이었다.
오색쪽 가파른 길을 오르기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는데 가벼운 비라 무시했다.
대청봉에 다다를 무렵에는 억수로 퍼붓기 시작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겨우 대청봉에 도착했지만 거기서 자고 가면 좋았을텐데, 비가 뜸하길래 다시 하산했다.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었다.
비는 다시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고 사방이 불어난 물로 길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물길에 휩싸여 떠내려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덩쿨과 줄기, 바위 등에 매달려 기다시피 산을 내려왔을 때에는 세상이 깜깜했다.
겨우 대피소를 찾아가 조난 신고를 했고 구조대가 수색 끝에 친구들을 찾아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당시 가장 무서웠던 것은 시커먼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진 외로움이 주는 공포였다.
목청껏 소리쳐도 물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은 죽음까지도 생각나게 만들었다.
거기에 흠뻑 젖어 체온이 떨어지면서 찾아오는 추위는 공포심을 배가시켰다.
그래서 지금도 산에 오르면 최대한 조심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기후가 이상하면 바로 하산한다.
대니 보일 감독의 '127시간'(127 Hours, 2010년)은 대학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끔찍한 재난영화다.
아론 랠스톤(제임스 프랑코)은 혼자서 협곡 탐험에 나섰다가 커다란 돌덩이에 손이 깔리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로부터 127시간, 장장 6일간 그는 오지에서 한 줌의 물과 오줌으로 연명한다.
결국 그의 선택은 살기 위해 돌에 끼인 손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이었다.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이야기는 주인공이 2003년 4월에 실제로 겪은 실화다.
아론의 무서우면서도 기적같은 생환 이야기는 언론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돼 결국 동명의 책으로 출간됐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이를 역동적인 카메라로 살려 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부감샷 등 다채로운 앵글로 죽음의 문턱에 선 아론의 긴장감을 부각시켰다.
어찌보면 한정된 공간에서 별다른 등장인물없이 주인공 한 사람에게만 의지해 진행되는 이야기는 단조로울 수 있는데, 절박한 상황이 빚어내는 극적인 드라마는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막판 15분이 공포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끔찍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바윗돌처럼 내리 누르던 긴장감에서 해방돼 절로 한숨이 나온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웅장한 유타주의 광활한 자연을 눈이 시리도록 선명한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부밍이 일 정도로 저음이 웅장하다.
부록으로 보일 감독의 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루크 마데니가 감독 주연한 15분 분량의 단편영화 'God of Love' 등이 모두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있다.
특히 흑백으로 찍은 단편 영화는 놓치면 아까울 만큼 재미있게 만들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실제 사건이 벌어진 유타주 남부의 모압에서 촬영. 주인공 아론 역은 '스파이더맨'에 출연해 낯이 익은 제임스 프랑코가 연기. 좁은 바위 틈새 절벽을 따라 뛰어내려 호수로 떨어지는 장면은 특수강화 고무속옷을 입고 촬영. 제작진은 실리콘이미징의 2K 카메라를 따로 만들어서 좁은 협곡 안에 들어가 촬영했다. 아론 랠스톤은 카네기멜론대 기계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 후 인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나 스포츠 마니아였던 그는 5년 만에 인텔을 그만두고 등산용품 판매점에서 일을 했다. 그곳에서 거의 매주 산을 타던 중 2003년 4월 유타주의 말발굽 협곡에서 커다란 돌이 굴러 떨어져 손을 누르는 사고를 당했다. 감독은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3분할 화면 등 다채로운 영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돌에 끼인 상황은 세트를 만들어 촬영. 아론이 팔을 잘라내는 장면은 눈을 감고 싶을 만큼 끔찍하다. 잘라내는 팔은 실리콘으로 제작. 잘라낸 팔은 아론이 구조된 다음날 공원 경비원이 찾아내 불 태웠다. 아론은 500ml 물 한 통, 로프와 칼 한 자루, 캠코더와 사진기로 6일을 버텼다. 말발굽 캐년은 고대 암벽화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위대한 자연 박물관으로 불린다. 아론이 홀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앨버커키 구조대원 출신이기 때문. 그는 절박한 상황을 바로 인식해 아무도 구조하러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그때부터 생존을 위해 노력했다. 아론은 손을 잘라 2리터 이상의 피를 흘렸고, 3번의 수술을 받았다. 영화 말미에 직접 출연한 실제 아론과 부인, 아들의 모습. 아론의 목표는 콜로라도에 있는 4,200미터가 넘는 59개의 산을 겨울에 단독 등반하는 것. 지금도 그는 의수를 한 채 산을 오르고 있다.
여러 번 혼자서 대청봉을 넘어서 자신했던 게 화근이었다.
오색쪽 가파른 길을 오르기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는데 가벼운 비라 무시했다.
대청봉에 다다를 무렵에는 억수로 퍼붓기 시작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겨우 대청봉에 도착했지만 거기서 자고 가면 좋았을텐데, 비가 뜸하길래 다시 하산했다.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었다.
비는 다시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고 사방이 불어난 물로 길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물길에 휩싸여 떠내려가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덩쿨과 줄기, 바위 등에 매달려 기다시피 산을 내려왔을 때에는 세상이 깜깜했다.
겨우 대피소를 찾아가 조난 신고를 했고 구조대가 수색 끝에 친구들을 찾아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당시 가장 무서웠던 것은 시커먼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진 외로움이 주는 공포였다.
목청껏 소리쳐도 물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은 죽음까지도 생각나게 만들었다.
거기에 흠뻑 젖어 체온이 떨어지면서 찾아오는 추위는 공포심을 배가시켰다.
그래서 지금도 산에 오르면 최대한 조심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기후가 이상하면 바로 하산한다.
대니 보일 감독의 '127시간'(127 Hours, 2010년)은 대학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끔찍한 재난영화다.
아론 랠스톤(제임스 프랑코)은 혼자서 협곡 탐험에 나섰다가 커다란 돌덩이에 손이 깔리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로부터 127시간, 장장 6일간 그는 오지에서 한 줌의 물과 오줌으로 연명한다.
결국 그의 선택은 살기 위해 돌에 끼인 손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이었다.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이야기는 주인공이 2003년 4월에 실제로 겪은 실화다.
아론의 무서우면서도 기적같은 생환 이야기는 언론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돼 결국 동명의 책으로 출간됐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이를 역동적인 카메라로 살려 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부감샷 등 다채로운 앵글로 죽음의 문턱에 선 아론의 긴장감을 부각시켰다.
어찌보면 한정된 공간에서 별다른 등장인물없이 주인공 한 사람에게만 의지해 진행되는 이야기는 단조로울 수 있는데, 절박한 상황이 빚어내는 극적인 드라마는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막판 15분이 공포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끔찍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바윗돌처럼 내리 누르던 긴장감에서 해방돼 절로 한숨이 나온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웅장한 유타주의 광활한 자연을 눈이 시리도록 선명한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부밍이 일 정도로 저음이 웅장하다.
부록으로 보일 감독의 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루크 마데니가 감독 주연한 15분 분량의 단편영화 'God of Love' 등이 모두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있다.
특히 흑백으로 찍은 단편 영화는 놓치면 아까울 만큼 재미있게 만들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실제 사건이 벌어진 유타주 남부의 모압에서 촬영. 주인공 아론 역은 '스파이더맨'에 출연해 낯이 익은 제임스 프랑코가 연기. 좁은 바위 틈새 절벽을 따라 뛰어내려 호수로 떨어지는 장면은 특수강화 고무속옷을 입고 촬영. 제작진은 실리콘이미징의 2K 카메라를 따로 만들어서 좁은 협곡 안에 들어가 촬영했다. 아론 랠스톤은 카네기멜론대 기계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 후 인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나 스포츠 마니아였던 그는 5년 만에 인텔을 그만두고 등산용품 판매점에서 일을 했다. 그곳에서 거의 매주 산을 타던 중 2003년 4월 유타주의 말발굽 협곡에서 커다란 돌이 굴러 떨어져 손을 누르는 사고를 당했다. 감독은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3분할 화면 등 다채로운 영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돌에 끼인 상황은 세트를 만들어 촬영. 아론이 팔을 잘라내는 장면은 눈을 감고 싶을 만큼 끔찍하다. 잘라내는 팔은 실리콘으로 제작. 잘라낸 팔은 아론이 구조된 다음날 공원 경비원이 찾아내 불 태웠다. 아론은 500ml 물 한 통, 로프와 칼 한 자루, 캠코더와 사진기로 6일을 버텼다. 말발굽 캐년은 고대 암벽화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위대한 자연 박물관으로 불린다. 아론이 홀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앨버커키 구조대원 출신이기 때문. 그는 절박한 상황을 바로 인식해 아무도 구조하러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그때부터 생존을 위해 노력했다. 아론은 손을 잘라 2리터 이상의 피를 흘렸고, 3번의 수술을 받았다. 영화 말미에 직접 출연한 실제 아론과 부인, 아들의 모습. 아론의 목표는 콜로라도에 있는 4,200미터가 넘는 59개의 산을 겨울에 단독 등반하는 것. 지금도 그는 의수를 한 채 산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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