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토비 맥과이어 5

스파이더맨3(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이 만든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2007년)의 주제는 복수와 용서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복수가 등장한다. 아버지 같은 숙부를 잃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의 복수, 스파이더맨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해리(제임스 프랭코 James Franco)의 복수, 무심한 연인에 대한 엠제이(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의 복수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지닌 원한을 풀기 위해 다양한 복수에 나선다. "복수심은 멀쩡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영화 대사처럼 주인공까지 졸지에 악당이 된다. 해리의 복수는 무섭고 처절하며 엠제이의 복수는 가슴 아프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복수는 가증스럽다. 아무리 지독한 악당도 죽이지 않는다는..

스파이더맨2(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2'(Spider-man2, 2004년)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다. 슈퍼 히어로물 특유의 액션과 재미에 인간적인 고뇌와 로맨스가 제대로 결합됐다. 스파이더맨의 가면을 벗은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는 2편에서 두 가지 삶을 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다. 애인도 사귀고 싶고 생활을 위해 돈도 벌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 생활인 피터 파커의 삶은 스파이더맨의 가면 뒤에서 철저하게 억눌린다. 사건 사고를 막느라 모처럼 얻은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는 날아가고 애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과 약속은 펑크 난다.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불신만 산다. 이래서야 누가 영웅이 되고 싶을까. 현실에..

위대한 개츠비 (4K 블루레이)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의 한 명인 F 스콧 피츠제럴드는 1896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다행히 부유한 외가 덕분에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으나 거기서 만난 돈 많은 은행가 딸인 지니브러 킹에게 가난하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대학 4학년때 제 1 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그는 자원 입대해 육군 소위로 복무했다. 그때 판사의 딸이었던 젤다 세이어를 만나 교제를 하고 약혼까지 했으나 역시 가난 때문에 파혼당했다. 이처럼 가난 때문에 빚어진 두 번의 파혼은 평생 피츠제럴드에게 상처가 됐고 작품 곳곳에 흔적으로 남았다. 다행히 자전적 소설 '낙원의 이쪽'이 성공해 파혼 당했던 젤다와 다시 만나 결혼했다. 그가 작가로서 절정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로 꼽..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모든 슈퍼 히어로물은 벤담의 공리주의에 기반한다.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목표로 한 양적 공리주의를 주장하며,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선행을 통해 개인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가진 자들의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부가 됐든 권력이 됐든 또는 지적,육체적 능력이 됐든 남보다 월등 많이 가진 사람들은 여럿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기여하는 도덕적 책임감이 의무처럼 따른다. 스파이더맨이 쫄쫄이 의상을 입고 거미줄을 쏘고, 슈퍼맨이 바지 위에 팬티를 입고 하늘을 날며, 배트맨이 망토를 휘날리며 밤길을 내달리는 것도 공리주의에 입각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다른 표현들이다. 이는 곧 끝없는 이익 추구로 부의 집중을 용인한 자본주의가 못가진 자들을 무마하는 수단이..

영화 2012.06.30

씨비스킷

게리 로스(Gary Ross) 감독의 '씨비스킷'(Seabiscuit, 2003년)은 삶이 힘들거나 괴로울 때 보면 힘이 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1930년대 미국을 들끓게 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은 루저(Loser)들의 패자부활전을 다룸으로서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준다. 2000년 출간된 로라 힐렌브랜드의 실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경마를 소재로 다뤘다. 그런데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삶의 실패자들이다. 마주인 찰스(제프 브리지스 Jeff Bridges)는 비록 부자이지만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한 뒤 그저 삶이 쓸쓸할 뿐이다. 그에게 경주마 조련사로 발탁된 노인 톰(크리스 쿠퍼 Chris Cooper)은 자동차가 달리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