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목의 영화가 여러 편이라 혼동하기 쉬운데,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년)의 원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서부극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서부극이 갖고 있던 고유의 속성을 송두리째 뒤엎었다. 우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연기한 주인공은 여느 서부극 속 영웅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정의나 복수를 위해 총을 빼든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로 총질에 나선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 않고 속사 권총을 쏘아대던 스파게티 웨스턴의 무법자는 보이지 않고, 말타는 것 조차 힘겨워 하고 서툰 총질에 사람 죽이는 것을 불안해 하는 볼품 없는 노인만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이스트우드는 그를 유명하게 만든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법자 시리즈와 작별을 고했다. 기존 서부극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