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중순이면 제주는 억새가 강물처럼 바람에 일렁인다. 오름 등성과 산간 길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억새들은 몸뚱이를 누이며 바람을 읽는다. 흔히 제주 하면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고 부르지만 가을에는 단연 억새의 섬이다. 억새가 물결을 이루는 10월에 제주를 찾으면 새삼 봄, 여름, 겨울에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연 제주의 새로운 발견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탓인지 제주는 온통 여행객들로 붐볐다. 김포에서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렌터카를 빌리는 사람들이 셔틀을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가득 모여 있었다. 그렇게 셔틀을 빌려 타고 제주 중턱의 포도호텔까지 가는 길에도 자동차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