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라이트 하우스'(The Lighthouse, 2019년)는 절해고도의 섬에 우뚝 서 있는 등대지기들의 이야기를 어둡고 음침하게 그렸다. 등대지기라면 어려서 부르던 영국 민요 'The Golden Rule'을 개사한 동요 '등대지기'가 떠오른다.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로 시작하는 노래는 외로운 등대지기의 삶을 아름답고 고귀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이 영화 속 등대지기들의 모습은 무섭고 추악하다. 사람이라고는 두 명의 등대지기뿐인 섬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이들은 서서히 광기에 물들어 간다. 여기에 태풍으로 교대하러 오던 배마저 끊기자 급기야 이들은 무서운 파국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특이하게 두 명의 토마스가 등장한다. 노련한 선임 등대지기 토마스(윌렘 대포)는 등대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