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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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2 파 프롬 가든(4K)

윌 글럭(Will Gluck) 감독이 각본을 쓰고 제작과 연출까지 한 '피터 래빗 2 파 프롬 가든'(Peter Rabbit 2: The Runaway, 2020년)은 영국의 여류 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Helen Beatrix Potter)의 소설이 원작이다. 전편이 말하는 토끼 피터 래빗(제임스 코든 James Corden)과 주변 동물친구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속편인 이번 작품은 피터 래빗이 도시에서 만난 나쁜 친구들 때문에 겪는 위기를 다뤘다. 아이들 동화같은 얘기는 이솝 우화의 '시골쥐 서울쥐'를 연상케 한다. 졸지에 지하 세계의 토끼가 된 피터 래빗은 말린 과일을 훔치려고 작전을 짠다. 컴퓨터그래픽과 실사 촬영을 결합한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동물들..

하얀 연인들

'하얀 연인들'(13 Jours En France, 1968년)은 제목만 보면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다큐멘터리다. 1968년 2월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에서 열린 제10회 동계올림픽의 이모저모를 담은 영상이다. 원제는 '프랑스에서 13일'인데 이를 일본에서 '백색의 연인'이라고 번안한 것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내용은 제목과 무관하지만 음악은 오히려 엉뚱한 번안 제목이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의 주제곡은 사랑의 멜로디에 일가견 있는 유명한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만들었다.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알 만큼 레이가 작곡하고 다니엘 리카리(Danielle Licari)가 스캣으로 부른 주제곡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국내 FM에서도 심야 방송에서 많이 틀었고 라..

로건(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감독의 '로건'(Logan, 2017년)은 절대 죽지 않고 늙지 않으며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초영웅의 공식을 깬 영화다. 주인공은 엑스맨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적을 무찌르던 무적의 싸움꾼 울버린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예전의 울버린이 아니다. 늙고 병들어 지친 노인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름도 울버린이 아닌 로건(휴 잭맨 Hugh Jackman)이다. 로건은 초영웅이 아닌 피곤에 지치고 회한에 가득 찬 뒷모습을 보이는 노인의 이름이다. 근근이 우버 기사로 연명하며 치매에 걸린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Patrick Stewart) 교수를 돌보는 로건은 돌연변이가 멸종된 세상에서 비범한 능력을 지닌 소녀 로라(다프네 킨 Dafne Keen)를 ..

열외인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 감독이 만든 공포영화 '열외인간'(Rabid, 1977년)은 감독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다. 내용은 교통사고를 당한 여인 로즈(마릴린 챔버스 Marilyn Chambers)가 수술 직후 원인 모를 병에 감염돼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괴물이 되는 이야기다. 로즈에게 물린 사람들은 좀비가 돼서 또 다른 사람을 공격하면서 도시는 아수라장이 된다. 마치 흡혈귀와 좀비물을 합친 듯한 특이한 설정이다. 재미있는 것은 로즈가 겨드랑이를 통해 피를 빠는 괴상한 설정이다. 흡혈귀는 이빨로 물어 다른 사람의 피를 빠는 것이 일반적인데, 로즈는 겨드랑이에서 괴상한 촉수가 튀어나와 다른 사람을 공격한다. 일부러 기존 공포물과 차별화하기 위해 다른 설정을 한 것으로 ..

사생결단(블루레이)

최호 감독의 '사생결단'(2006년)은 부산을 배경으로 마약상들과 이들을 쫓는 경찰의 추격전을 실감 나게 묘사한 작품이다. 내용은 마약판매상을 쫓는 형사(황정민)와 형사의 끄나풀이 된 마약판매조직의 중간 판매상(류승범)을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 감독은 2년여에 걸쳐 실제 마약 세계를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덕분에 그들만의 은어와 이동식 마약제조공장 등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꽤 실감 나게 마약판매조직의 실상을 그렸다. 무엇보다 마약판매상과 경찰이 벌이는 자동차 추격전과 막판 부두에서 벌이는 대결 등을 꽤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가 한몫했다. 생 양아치 그대로 변신한 류승범과 지독한 형사로 분한 황정민의 연기가 불꽃을 튀겼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잘 맞아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