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년)는 '킹덤 오브 헤븐'과 함께 그의 웅대한 작품관을 엿볼 수 있는 사극이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신분을 숨긴채 검투사가 된 한 사내의 기구한 역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낸 대작이다.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따로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인 만큼 이 작품에서도 웅장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초반 살이 찢기고 피가 튀는 게르만족과의 전투 장면으로 보는 사람의 정신을 빼놓고, 이어 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검투사의 잔인한 싸움으로 요란한 볼거리의 정점을 이룬다.
각각의 액션장면에서 적절하게 컷이 바뀌는 편집과 때로는 빠르거나 때로는 느리게 움직이는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촬영을 통해 긴장감을 적절하게 풀었다 조였다 한다.
여기에 낮은 저음의 목소리로 로마 시대의 장군을 훌륭하게 연기한 러셀 크로우의 연기도 좋았고, 비장미 넘치는 한스 짐머의 음악도 훌륭했다.
워낙 스펙터클한 작품이어서 이 작품의 DVD와 블루레이 타이틀 또한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많은 사람들이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글래디에이터' DVD 타이틀의 유혹 때문에 DVD와 프로젝터를 이용한 홈시어터 시스템에 빠져들었다.
'라이언일병 구하기'는 초반 해안 상륙 장면에서 터져나오는 서라운드 사운드가 환상이었고, '글래디에이터' 역시 초반 게르만족과의 전투 장면에서 불화살이 날아가는 소리를 얼마나 입체적으로 잘 재현해내는가를 체크할 수 있는 필수 타이틀이었다.
특히 '글래디에이터'의 게르만 전투 장면은 프로젝터를 구입할 때 어스름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 지를 놓고 화질을 점검할 정도였다.
그만큼 '글래디에이터'의 DVD 타이틀은 발군의 화질과 음향을 자랑했다.
그런 타이틀이니 블루레이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출시된 1080p 풀HD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DVD 타이틀과 비교화면 샤프니스 등이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지만, 최신 블루레이 타이틀과 비교하면 중경과 원경에 지글거림이 보이는 등 화질이 뒤떨어진다.
과거 DVD 타이틀이 레퍼런스라는 점을 상기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최근 나온 4K 타이틀은 이런 아쉬움을 씻어 준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디테일이 발군이다.
천의 윤기나 문양 등이 세세하게 잘 살아 있고 금속의 차가운 반사광도 훌륭하게 재현된다.
색감이 좀 밝아진 느낌이 들지만 다양한 색상이 잘 표현돼서 크게 흠잡을 정도는 아니다.
4K 타이틀에서 특히 칭찬할 부분은 음향이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무게감있는 저음을 통해 웅장한 사운드를 잘 살려냈다.
리어 활용도 또한 우수해서 서라운드 효과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음향은 훌륭했다.
타이틀 구성은 4K 디스크 1장과 기존 사파이어 시리즈로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 2장 등 총 3장이다.
별도 부록 디스크에 수록된 부록들은 보다가 지칠 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 다소 산만하게 구성된 편.
깔끔한 정리가 아쉽다.
4K 디스크에 수록된 리들리 스코트 감독과 러셀 크로우의 음성해설은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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