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울프팩 2012. 7. 26. 10:08
마이어 자르치 감독의 '네 무덤의 침을 뱉어라'(Day of The Woman, I Spit on Your Grave, 1979년)는 공포영화 팬들 사이에 꽤나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태리 계열 공포영화가 그렇듯 잔혹 묘사 때문에 국내에서 제대로 상영된 적이 없어서, 보지 못한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화끈한 영상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귀신이나 괴물, 엽기적 살인마가 등장하는 전통 공포물보다 여인의 복수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에 가깝다.
작품 구상을 위해 외딴 마을을 찾은 여류 소설가가 동네 양아치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한 후 복수하는 내용이다.

지금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여성 혼자서 남자 4명을 차례로 죽이는 과정이 당시로서는 꽤나 센세이셔널했다.
그러나 정작 잔혹했던 것은 여인의 복수보다 양아치들의 성적 만행이다.

그렇기에 여인의 복수가 더 통쾌하고 절로 응원을 하게 된다.
요즘도 여성에게 몹쓸 짓을 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아서 그런지 내용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 작품은 2010년 스티브 먼로 감독이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다시 만든 작품 역시 내용은 대동소이하나 여인의 복수극이 더 잔인해졌다.

국내 출시된 원작 DVD 타이틀은 무삭제로 나오긴 했으나 성기 노출 등 일부 장면은 주요 부위가 모자이크처리됐다.
이보다 더 한 작품들도 가리지 않고 나오는데 별것도 아닌 내용을 굳이 모자이크 처리할 필요가 있는 지 의아하다.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요즘 올레길 사고에서 보듯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여인네 혼자서 마음놓고 돌아다니기도 힘들다. 이 작품도 외딴 마을에 혼자 놀러간 여인이 봉변을 당하는 내용이다.
이방인에 대한 배타적인 행동, 여인에 대한 집단 성폭행 등은 '왼편 마지막 집'이나 '지푸라기개'와 닮았다. 작품에는 악당들이 여성의 모든 행동을 유혹으로 보는 지극히 마초적 시각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다.
주인공을 연기한 카밀 키튼은 감독인 마이어 자르치와 부부였다. 이후 키튼은 이혼했으며 주디 갈란드의 남편이었던 기획자 시드니 러프트하고 재혼했다.
여인의 복수극은 꽤나 잔인하다. 욕조에서 성기를 자르고, 목을 매달고 도끼려 내리쳐 죽이는 식이다. 의외로 악당들이 어수룩하다.
탐미적 시선의 훔쳐보는 듯한 앵글이 현장감을 고취했다. 코네티컷주 켄트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