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와일더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1959년)은 무려 53년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재미있다.
두 명의 악사가 갱단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뒤 쫓기면서 살아남기 위해 여장을 하고 여성밴드에 들어가 벌이는 소동을 다뤘다.
스토리를 따라 흘러가며 엎치락 뒤치락 벌어지는 소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인 이 작품은 2000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코미디 100편 가운데 1위를 했다.
그만큼 각본까지 쓴 빌리 와일더 감독의 연출이 훌륭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존재는 마릴린 먼로다.
당시 먼로는 세 번째 남편인 극작가 아더 밀러와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다.
여기에 로렌스 올리비에와 촬영한 전작인 '왕자와 무희'도 혹평을 받는 등 전체적으로 슬럼프였다.
그런 그를 구제해 준 것이 바로 이 작품이었다.
본인은 단순히 백치미의 섹스심벌로만 취급되는 것을 싫어했지만 그는 백치미의 미녀를 연기한 이 작품 덕택에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다시 화려하게 재기했다.
그 정도로 이 작품 속에서 먼로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먼로 특유의 육감적인 몸매를 흔들며 섹시하게 부르는 노래와 춤을 보면 왜 그가 섹스심벌이었는지 절로 알게 된다.
특히 순진무구한 표정과 토니 커티스를 녹이는 뜨거운 키스 장면 등을 보면 먼로가 갖고 있는 비극성과 선정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세월이 흘러 다시 봐도 유쾌한 이 작품을 만든 4명의 거장은 이제 세상에 없다.
먼로는 1962년 36세의 나이로 가장 먼저 세상을 떴고 잭 레몬(2001년), 빌리 와일더(2002년)에 이어 토니 커티스마저 2010년 뒤를 이었다.
그러고보니 올해가 먼로 타계 50주년이다.
이 작품은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여배우를 추모하며 다시 보기에 손색없는 명작이다.
1080p 풀HD의 1.66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흑백 영상이어서 화질의 흠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일부 장면에서 지글거림이 보이는 등 화질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화질이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는 거의 없다.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등 다양한 부록이 실려 있지만 한글자막이 전무하다.
심지어 DVD 타이틀에 한글자막이 들어 있던 부록마저 자막이 누락돼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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