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말부터 70년대초 20대였던 일본 전공투 세대들은 당시 치열한 삶을 살았다.
1980년대 우리네 전대협같은 기구였던 전학공투회의, 즉 전공투 세대들은 도쿄대 점거농성 등을 벌이며 어떻게 살것인가로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이들은 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철저한 성장의 논리에 파묻혀 세상에서 잊혀진 세대가 됐다.
오히려 1991년부터 시작된 주식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는 장기불황에 빠져들면서 40대가 된 전공투 세대들은 가장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영화 '쉘 위 댄스'(1996년)는 바로 이러한 전공투 세대의 허무를 담고 있다.
언뜻보면 춤이나 배우는 한가로운 중년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지만, 사실은 전공투 세대인 40대들의 속 깊은 고뇌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일에 치여 40대까지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치열했던 20대와 비교하면 왠지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 같고 이게 뭐하는 것인가 싶어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착실한 가장이었던 스기야마(야쿠쇼 코지)도 그렇게 흔들린다.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 창밖으로 문득 쳐다본 댄스교습소의 아리따운 여성을 보고 사교 댄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는 삶의 의미와 활력을 되찾게 된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흔들리는 일본 중년들에 대한 호소일 수도 있다.
한때 전공투로 불살랐던 청춘처럼 다시 기운내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지 않겠냐는 전공투 세대인 감독의 격려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올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서 L자형 장기침체에 빠져들 우려가 있는 우리 입장에서 다시 볼 만한 작품이다.
배경은 무거울 지라도 영화는 아주 유쾌하고 따스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개성강한 인물들이 등장해 춤과 웃음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신산한 삶에 잠시나마 피로회복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텁고 가끔 플리커링도 보이지만 DVD보다 월등 개선된 화질을 보여준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의 반향이 둔중해 울림이 좋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미국 홍보영상, 배우 인터뷰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일벌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삶에 지친 중년의 샐러리맨들에게 춤이 활력소가 되는 내용이다. "매일 어쩔 수 없이 출근하는 것보다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다"는 대사처럼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을 얘기하는 메시지가 좋다. 사교 댄스의 메카인 실제 영국 블랙풀에서 촬영. 춤추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이야기가 샐러리맨들이 즐겨 타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전개된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소부선 쪽에서 찍고 싶었으나 일본 JR이 협조를 잘 안해줘 세이부 이케부쿠로선에서 찍었다. 지하철 역에서 보이는 댄스교습소는 세이부 에코다 역 근처에 있다. 같은 공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군데서 찍었다. 자전거로 지하철 역까지 오가는 길은 치바에서 촬영. 주인공의 신흥 주택은 요코하마에서 실제 주택을 빌려 촬영. 춤에 빠진 두 중년 남성이 직장에서 벌이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낸다. 다케나카 나오토가 사무실에서 직각으로 걷는 희한한 걸음걸이는 라틴댄스의 허리 동작을 연습하기 위해서다. 댄스교습소 내부는 세트다. 일부러 기둥과 천장을 만들어 실제처럼 보이게 했다. 나이많은 댄스교사를 연기한 쿠사무라 레이코는 춤 실력이 좋아 캐스팅됐다. '황혼의 사무라이'에도 출연한 그는 10대때 춤을 배웠다고 한다. 댄스홀 가수로 나온 인물은 감독의 전작인 '으랏차차 스모부'에서 매니저로 나온 시미즈 미사. 그는 '우나기' '붉은 다리 아래 흐르는 물' '간장선생' 등에 출연. 주인공 일행이 중간에 찾는 댄스홀도 세트다. 댄스교실 세트를 살짝 바꿔서 사용. 이 장면을 위해 원피스가 일부러 떨어지게 제작. 자연광 같은 창가의 조명을 잘 살렸다. 세트인 만큼 일부러 만든 조명이다. 괴상한 표정으로 웃게 만든 다케나카 나오토는 촬영당시 파트너였던 와타나베 에리코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다른 영화 촬영 때문에 2개월 늦게 합류한 다케나카가 춤이 서툴자 와타나베가 호흡을 맞춰주지 않은 것. 다케나카는 부록 영상을 통해 "정말 안맞았다. 다신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 히로인 쿠사카리 다미요는 배우가 아닌 발레리나다. 이 작품이 첫 출연작이었던 그는 촬영이 끝난 뒤 수오 감독과 결혼했다. 그의 차가운 표정은 감독이 일부러 요구했다. 쿠사카리 다미요는 8세때 발레를 시작했으나 17세때부터 디스크로 고생해 27세때 휠체어까지 탔다. 하지만 오랜 침 치료와 식이요법으로 이를 극복했고, 2006년 내한해 41세 나이로 김주원과 카르멘 역을 나눠 맡아 발레 공연을 하기도 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댄스 교실에서 춤을 직접 배워보고 대본을 썼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6년 개봉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교 댄스 붐을 일으켰다. 그 해 일본 아카데미상 13개 부문을 받았고 미국 등 30여개국에서 개봉돼 수오 감독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뒤늦게 2000년 개봉해 60만 관객을 모았으며, '러브레터'와 더불어 일본 영화 흥행에 기여했다. 2004년 미국에서 피터 첼섬 감독이 리메이크를 했다. 여기에는 리차드 기어,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쉘 위 댄스' 이후 11년 만인 2007년에 지하철 치한을 다룬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를 만들었다.
1980년대 우리네 전대협같은 기구였던 전학공투회의, 즉 전공투 세대들은 도쿄대 점거농성 등을 벌이며 어떻게 살것인가로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이들은 19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철저한 성장의 논리에 파묻혀 세상에서 잊혀진 세대가 됐다.
오히려 1991년부터 시작된 주식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는 장기불황에 빠져들면서 40대가 된 전공투 세대들은 가장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영화 '쉘 위 댄스'(1996년)는 바로 이러한 전공투 세대의 허무를 담고 있다.
언뜻보면 춤이나 배우는 한가로운 중년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지만, 사실은 전공투 세대인 40대들의 속 깊은 고뇌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일에 치여 40대까지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치열했던 20대와 비교하면 왠지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 같고 이게 뭐하는 것인가 싶어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착실한 가장이었던 스기야마(야쿠쇼 코지)도 그렇게 흔들린다.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 창밖으로 문득 쳐다본 댄스교습소의 아리따운 여성을 보고 사교 댄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는 삶의 의미와 활력을 되찾게 된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흔들리는 일본 중년들에 대한 호소일 수도 있다.
한때 전공투로 불살랐던 청춘처럼 다시 기운내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지 않겠냐는 전공투 세대인 감독의 격려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올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서 L자형 장기침체에 빠져들 우려가 있는 우리 입장에서 다시 볼 만한 작품이다.
배경은 무거울 지라도 영화는 아주 유쾌하고 따스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개성강한 인물들이 등장해 춤과 웃음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신산한 삶에 잠시나마 피로회복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텁고 가끔 플리커링도 보이지만 DVD보다 월등 개선된 화질을 보여준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의 반향이 둔중해 울림이 좋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미국 홍보영상, 배우 인터뷰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일벌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삶에 지친 중년의 샐러리맨들에게 춤이 활력소가 되는 내용이다. "매일 어쩔 수 없이 출근하는 것보다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다"는 대사처럼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을 얘기하는 메시지가 좋다. 사교 댄스의 메카인 실제 영국 블랙풀에서 촬영. 춤추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이야기가 샐러리맨들이 즐겨 타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전개된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소부선 쪽에서 찍고 싶었으나 일본 JR이 협조를 잘 안해줘 세이부 이케부쿠로선에서 찍었다. 지하철 역에서 보이는 댄스교습소는 세이부 에코다 역 근처에 있다. 같은 공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군데서 찍었다. 자전거로 지하철 역까지 오가는 길은 치바에서 촬영. 주인공의 신흥 주택은 요코하마에서 실제 주택을 빌려 촬영. 춤에 빠진 두 중년 남성이 직장에서 벌이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낸다. 다케나카 나오토가 사무실에서 직각으로 걷는 희한한 걸음걸이는 라틴댄스의 허리 동작을 연습하기 위해서다. 댄스교습소 내부는 세트다. 일부러 기둥과 천장을 만들어 실제처럼 보이게 했다. 나이많은 댄스교사를 연기한 쿠사무라 레이코는 춤 실력이 좋아 캐스팅됐다. '황혼의 사무라이'에도 출연한 그는 10대때 춤을 배웠다고 한다. 댄스홀 가수로 나온 인물은 감독의 전작인 '으랏차차 스모부'에서 매니저로 나온 시미즈 미사. 그는 '우나기' '붉은 다리 아래 흐르는 물' '간장선생' 등에 출연. 주인공 일행이 중간에 찾는 댄스홀도 세트다. 댄스교실 세트를 살짝 바꿔서 사용. 이 장면을 위해 원피스가 일부러 떨어지게 제작. 자연광 같은 창가의 조명을 잘 살렸다. 세트인 만큼 일부러 만든 조명이다. 괴상한 표정으로 웃게 만든 다케나카 나오토는 촬영당시 파트너였던 와타나베 에리코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다른 영화 촬영 때문에 2개월 늦게 합류한 다케나카가 춤이 서툴자 와타나베가 호흡을 맞춰주지 않은 것. 다케나카는 부록 영상을 통해 "정말 안맞았다. 다신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 히로인 쿠사카리 다미요는 배우가 아닌 발레리나다. 이 작품이 첫 출연작이었던 그는 촬영이 끝난 뒤 수오 감독과 결혼했다. 그의 차가운 표정은 감독이 일부러 요구했다. 쿠사카리 다미요는 8세때 발레를 시작했으나 17세때부터 디스크로 고생해 27세때 휠체어까지 탔다. 하지만 오랜 침 치료와 식이요법으로 이를 극복했고, 2006년 내한해 41세 나이로 김주원과 카르멘 역을 나눠 맡아 발레 공연을 하기도 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댄스 교실에서 춤을 직접 배워보고 대본을 썼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6년 개봉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교 댄스 붐을 일으켰다. 그 해 일본 아카데미상 13개 부문을 받았고 미국 등 30여개국에서 개봉돼 수오 감독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뒤늦게 2000년 개봉해 60만 관객을 모았으며, '러브레터'와 더불어 일본 영화 흥행에 기여했다. 2004년 미국에서 피터 첼섬 감독이 리메이크를 했다. 여기에는 리차드 기어,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쉘 위 댄스' 이후 11년 만인 2007년에 지하철 치한을 다룬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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