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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탈출 (블루레이)

울프팩 2016. 4. 13. 21:00

가끔 세상에서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난다.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알카에다의 911 테러가 대표적인 경우다.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의 쌍둥이 빌딩인 무역센터를 들이받아 무너뜨리는 장면을 TV 생중계로 보면서 '저게 설마 현실일까' 싶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911 테러를 예견한 영화가 있다.

 

존 카펜터 감독의 '뉴욕탈출'(Escape From New York, 1981년)이 바로 그 영화다.

황당한 설정과 치기어린 구성의 B급 정서로 가득한 이 영화가 컬트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911 테러 발생 20년 전에 비슷한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줬고, 세계적으로 히트한 콘솔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의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제작 시점에서 봤을 때 미래인 1997년의 상황을 다룬 이 영화는 우선 황당한 설정으로 가득하다.

뉴욕시 전체가 거대한 감독으로 변한 것.

 

늘어나는 범죄에 골머리를 앓던 미국 정부는 뉴욕시 전체를 아예 폐쇄 감옥으로 만들고 범죄자들을 여기 몰아 넣은 뒤 알아서 살도록 만든다.

단, 이들은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뉴욕시를 벗어날 수 없다.

 

이 곳에 테러집단이 납치한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이 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은 뒤 추락하면서 대통령이 실종된다.

911 테러와 흡사하지만 테러처럼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이에 미 정부는 특공대 출신의 범죄자인 스네이크(커트 러셀)를 사면 조건을 걸고 뉴욕으로 들여 보내 대통령을 구출해 오도록 한다.

이때부터  스네이크의 활약이 펼쳐 진다.

 

뉴욕 전체를 감옥으로 설정하고 대통령이 범죄자들에게 납치돼 모욕을 겪는 모습이나 스네이크의 활약 등은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봐도 독특한 설정이다.

이 같은 설정은 대본을 쓰고 연출과 음악까지 맡은 존 카펜터 감독의 아이디어다.

 

여기에 샹들리에를 매단 자동차, 대통령을 표적으로 사용해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 등 치기어린 장치들도 지극히 컬트적이다.

하지만 액션 등 볼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요즘 화려한 액션물 등에 익숙한 시각으로 보면 잔뜩 폼만 잡는 스네이크의 활약이 밋밋해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네이크는 1987년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PS) 계의 전설적인 잠입액션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주인공 이름부터 스네이크로 동일하고, 영화처럼 게임 속 주인공도 안대를 했다.

뿐만 아니라 오셀롯, 오타콘, 메릴 등 게임 속 캐릭터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흡사핟.

그만큼 '메탈 기어 솔리드'의 제작자인 코지마 히데오가 이 작품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비록 액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구성도 엉성한 부분이 보이지만 미국 대도시의 세기말적 암울한 분위기속에 냉전 시대에 대한 냉소와 비판을 적절히 녹여낸 감독의 시선을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무난한 화질이다.

 

입자가 굵고 미세한 지글거림이 보여서 요즘 최신작들의 화질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다.

 

부록은 달랑 예고편 하나만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거대한 감옥으로 변한 뉴욕. 이 작품의 속편인 'LA 탈출'은 1996년에 제작됐다. 도시 모형 세트는 다시 칠하고 손을 봐서 이듬해 영화 '블레이드 런너'에 미래 도시 세트로 재활용됐다. 오프닝 장면의 목소리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담당. 

에어포스원에서 대통령이 타고 탈출하는 비상 캡슐. 실제 에어포스 원에는 저런 캡슐은 없다. 

서부극에 악역으로 등장해 익숙한 리 반 클리프가 보안담당자로 출연. 저 당시만 해도 컴퓨터그래픽 제작 비용이 비싸서 글라이더의 조종 화면에 등장하는 CG 계기판을 CG가 아닌 건물 모형에 흰색 테이프를 붙여서 CG처럼 보이도록 촬영했다. 

주인공 스네이크 플린스킨을 연기한 커트 러셀. 그가 안대 착용을 제안했다. 

주인공이 뉴욕에 잠입할 때 사용하는 글라이더 N2927B의 디자인은 루마니아에서 만든 IS-28B2를 참고했다. 

추락한 에어포스 원의 분리된 동체는 아리조나 투손에 위치한 비행기 폐기장에서 실어 온 콘베어 580을 이용했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여러 대의 덤프 트럭으로 실어 온 쓰레기를 뿌려서 폐허가 된 도시를 만들었다.

밤거리 장면은 1976년 대화재로 일부 구역이 불타버린 일리노이주 세인트루이스 동쪽에서 촬영했다. 

'와일드 번치' '포세이돈 어드벤처' 등의 영화와 TV 시리즈 '에어울프'에 출연했던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주인공을 돕는 택시 운전사로 출연. 

주인공 뒤에 보이는 여배우 아드리엔 바르보는 존 카펜터 감독의 아내였다. 커트 러셀은 이 작품에서 소음기를 장착한 MAC-10 기관단총을 사용했고 이 또한 콘솔게임 '메탈기어 솔리드'에서 스네이크가 사용하는 소음기 권총에 영향을 미쳤다. 

악당두목의 샹들리에를 단 승용차. 센트럴 파크 위를 헬기가 날아가는 장면은 매트페인팅으로 만들었는데 이 작업을 훗날 감독이 돼서 '아바타'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등을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이 담당했다. 

카펜터 감독은 2012년 별세한 미국의 SF소설가 해리 해리슨의 소설 'Planet of the Damned'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통령 역할로 '대탈주'에서 맹인이 되는 위조 전문가를 연기한 도널드 플레전스가 연기. 

제작사는 커트 러셀이 주인공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봤다. 대신 토미 리 존스, 찰스 브론슨 등을 원했다. 하지만 존 카펜터 감독이 찰스 브론슨의 경우 나이가 너무 많아 반대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주인공 역할로 거론됐다. 척 노리스도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거절했다. 마찬가지로 주인공 역할로 거론된 제프 브리지스와 닉 놀테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뉴욕탈출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뉴욕 탈출 (풀슬립 500장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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