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블루레이)

데드풀은 마블 코믹스 히어로 가운데 유별나다.

고문에 가까운 특수약물실험으로 특수 능력을 얻으며 온 몸이 흉칙하게 변한 주인공이 마스크를 쓰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내용이다.

 

'울버린'과 같은 실험을 통해 탄생한 데드풀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총에 맞아도 죽지 않고 손을 잘라 내도 다시 생겨난다.

 

별난 존재를 앞세운 팀 밀러 감독의 '데드풀'(Deadpool, 2016년)은 참으로 유쾌한 영화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 오우삼의 홍콩 느와르물을 연상케 하는 액션씬이다.

 

여러 명의 악당을 상대하는 장면을 정지시킨 채 360도 회전 영상으로 보여주거나 느린 슬로모션으로 재현하는 과정은 꼭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을 연상케 한다.

그 정도로 액션이 과격하고 잔인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하다.

 

여기에 온 몸이 금속으로 된 콜로서스와 불꽃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네가소닉 등 엑스맨 멤버들이 가세해 호쾌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를 제작하고 주인공까지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도 배역에 잘 어울렸다.

 

더불어 이 영화를 유쾌하게 만든 데드풀의 개그 감각을 빼놓을 수 없다.

쉼없이 수다를 떨어대는 데드풀은 결정적인 순간에도 농담을 늘어 놓는다.

 

특히 많은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가 쏟아내는 각종 영화를 빗댄 개그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악당들의 가죽 재킷을 보고 예전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흡혈귀 액션물 '블레이드2'를 언급하고, 손을 잘라내는 장면에서는 실화를 영화로 만든 '127시간'을 거론하며 스포일러 운운한다.

 

심지어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까지 비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거침없는 성적 유머 코드는 사람에 따라 거슬릴 수도 있다.

 

때로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관객을 향해 말을 걸며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까지 상기시킨다.

그만큼 이 작품은 개성 강한 캐릭터가 빚어내는 액션과 개그가 조화를 잘 이룬 슈퍼 히어로물이다.

 

또 쥬스 뉴튼의 'angel of the morning'과 왬의 'careless whisper'처럼 1980년대 팝 음악이 간간히 흘러 나와 귀를 즐겁게 한다.

벌써부터 후속작이 기대 될 만큼 잘 만들었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신작답게 화질이 좋다.

고속 팬텀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은 정지 화면에서 발군의 디테일로 빛을 발한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를 확실하게 들려준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 오는 자동차 소리를 들어보면 움직이는 소리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부록으로 팀 밀러 감독과 원작자인 롭 라이펠드의 음성해설, 라이언 레이놀즈의 음성해설, 코믹한 예고편, 제작과정, 삭제장면과 NG컷, 사전 시각화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특히 두 편의 음성해설에 모두 한글자막이 들어 있어 반갑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데드풀은 1991년 마블코믹스의 '울버린'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했다. 울버린과 같은 돌연변이 실험을 통해 태어났다.

고가도로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원래 테스트 영상으로 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본편에 활용했다.

고가도로 싸움 장면은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가장 큰 간선도로를 통제하고 촬영했다. 스턴트 감독은 데드풀의 무술을 무하마드 알리의 시합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했다. 떠벌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알리는 시합을 하며 끊임없이 떠드는 것으로 유명했다.

느린 동작으로 진행되는 싸움 장면은 초당 1800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팬텀 카메라를 사용해서 찍었다.

주인공 데드풀을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와 애인을 연기한 모레나 바카린.

영화에서는 변이가 일어난 웨이드의 모습을 원작만화보다 수위를 낮춰 표현했다. 만화에서는 웨이드의 모습이 피부가 썪어 뼈가 보이고 고름이 터져 나오는 등 끔찍하게 묘사됐다.

마블코믹스 시리즈의 대부분 등장하는 스탠 리가 이번에도 스트립바 DJ 역할로 깜짝 출연. 스트립바 장면은 밴쿠버에 있는 넘버파이브 오렌지라는 실제 스트립바를 이용해 촬영.

콜로서스는 195cm가 넘는 배우가 머리 위에 회색 공이 달린 헬멧을 쓰고 연기하고 여기에 컴퓨터그래픽을 입혔다. 콜로서스의 표정은 디지털도메인이 만든 모바라는 얼굴캡처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었다. 모바는 얼굴에 색칠을 하면 수 많은 점이 생기는데 얼굴을 움직일 때마다 점의 변화를 컴퓨터가 읽어들이는 시스템이다.

엔젤 더스트를 연기한 지나 카라노는 종합 격투기 선수다.

막판 대결 장면은 야적장에 트럭 30대분량의 고철을 쏟아놓고 촬영. 항모 비행갑판 장면은 짐벌 위에 갑판 일부를 만들어 놓고 움직이며 찍었다.

엔딩 크레딧 말미에 나오는 추가 영상. 시각효과 전문가였던 팀 밀러 감독은 만화책 수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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