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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사 (블루레이)

울프팩 2016. 9. 3. 11:47

찰리 카우프만과 듀크 존슨이 공동 감독한 '아노말리사'(Anomalisa, 2015년)는 내용보다 독특한 구성 때문에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찰리 카우프만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인간 내면의 탐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성공한 저자이자 연설가인 주인공이 신시내티에 강연을 위해 출장을 갔다가 그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아를 찾기 위한 중년 남자의 일탈이라는 내용을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다룬 점이 독특하다.

 

그것도 일반적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과 달리 눈을 가로지르는 얼굴 절개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형을 도입했고,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정사 장면을 인형을 통해 실감나게 재현했다.

여기에 원작자인 찰리 카우프만이 처음 선보였던 연극적 기법을 그대로 도입했다.

 

원래 이 작품은 찰리 카우프만이 프란시스 프레골리라는 필명으로 쓴 연극 대본이다.

그것도 라디오 플레이라는 특이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연극이다.

 

라디오 플레이는 배우들이 행위를 하지 않고 대본을 읽듯 앉아서 목소리로만 진행하는 연극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에서 공연한 연극의 연출은 코엔 형제가 맡았고 데이빗 듈리스, 톰 누난, 제니퍼 제이슨 리 등 3명의 배우들이 극을 진행했다.

 

여기서 더 특이한 점은 톰 누난 혼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동일하게 낸 점이다.

따라서 눈을 감고 들으면 어떤 인물인 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영화도 이런 설정을 그대로 따랐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 프레골리(Fregoli) 증후군을 다루기 위해서다.

프레골리 증후군은 한 사람이 주변의 각기 다른 사람으로 변장했다고 믿는 병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목소리가 한 사람처럼 들리는 것으로 표현했다.

재빠르게 여러 사람으로 분장했던 이탈리아 연극 배우 레오폴드 프레골리의 이름을 딴 병명이다.

 

그만큼 이야기보다 장면 구성과 독특한 상황 설정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반면 이야기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영화 특유의 몽롱하며 은은한 분위기를 잘 살린 색감이다.

 

DTS HD MA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적극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저음도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정사장면 촬영, 불안함의 소리 등이 HD 영상으로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호텔 이름인 프레골리는 프레골리 증후군을 암시한다.

주인공 마이클 목소리는 데이빗 듈리스, 여주인공 리사는 제니퍼 제이슨 리, 그외 인물은 모두 톰 누난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찰리 카우프만은 '존 말코비치 되기' '이터널 선샤인' '어댑테이션' 등의 각본을 썼다. 이 작품은 제 7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원래 톰 누난이 여러 사람 목소리를 낸 것은 연극 공연 때 예산이 없어서 여러 배우를 기용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이 설정이 재미있어서 영화에 그대로 적용했다. 이와 함께 찰리 카우프만이 책에서 읽은 프레골리 증후군을 의도적으로 적용했다.

극 중 리사가 부르는 노래는 원래 '타이타닉' 주제가인 셀렌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을 할 계획이었으나 라이센스를 해결하지 못해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na Have Fun'으로 바뀌었다.

정사 장면을 위해 6분의 1 크기의 인형에 성기까지 재현했고 털을 만들어 심었다. 인형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얇은 실리콘 막으로 감싼 젤리 재질을 이용했다. 정사 장면은 두 명의 성인물 배우를 기용해 애정 행위를 촬영한 뒤 인형 움직임에 적용했다. 연극에서는 이를 배우들이 소리로만 대신했다.

일반 인형의 얼굴은 약 30명 가량의 사람들 얼굴을 찍은 뒤 포토샵으로 모두 합성해 중립적인 이미지를 찾아 적용했다. 이는 마이클이 다른 사람들을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기억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얼굴 모양은 컴퓨터로 디자인 한 뒤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제목은 변칙이란 뜻의 anomaly와 여주인공 리사의 이름을 합쳤다. 킥스타터닷컴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은 이 영화는 중간에 제작비가 모자라 장비를 압류당할 뻔 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아노말리사 (1Disc) : 블루레이
아노말리사 (1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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