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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러시 더 라이벌 (블루레이)

울프팩 2014. 7. 14. 11:05

론 하워드 감독의 '러시 더 라이벌'(Rush, 2013년)은 보지 않고 지나쳤더라면 후회했을 만한 작품이다.

실화를 토대로 만든 자동차 경주의 두 라이벌이 어떻게 경쟁을 벌이고 우정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지를 흡입력있게 풀어 냈다.

 

이 작품은 1970년대 F1 자동차 경주에서 맞수이자 친구였던 제임스 헌트와 토니 라우다의 1976년 챔피언십을 놓고 벌이는 대결을 다뤘다.

물론 극적 재미를 위해 실제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좀 더 긴장감있게 과장한 측면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사실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처럼 무덤덤한 작품이 아니라 박력넘치는 자동차 경주의 사실적 요소를 살리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강조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모두 성공했다.

확실히 론 하워드 감독은 '분노의 역류'에서 익히 보여 준 것 처럼 인물들의 화학적 결합이 빚어내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

 

이 영화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은 바로 가공할 만한 자동차 경주 장면이다.

30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다각도로 잡아 낸 영상은 보는 내내 절로 감탄이 튀어 나올 만큼 아름답다.

 

자동차의 전후좌우는 물론이고 배우의 눈 옆, 심지어 엔진 룸에까지 극소형 카메라를 붙여 기존 자동차 경주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극적인 영상들을 뽑아 냈다.

특히 막판 일본에서 벌어진 마지막 시합 장면이 압권이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 펼쳐지는 스피드 향연을 빠른 화면과 슬로 모션을 교차 편집해 마치 시처럼 보여준다.

엄청난 마력을 지닌 머신들의 대결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다.

 

여기에 가슴을 두드리는 한스 짐머의 음악과 '토르'의 신에서 흠집많은 인간으로 변신으로 크리스 헴스워스, 실제 인물에 가깝게 보이도록 보철까지 끼면서 열연한 다니엘 브륄 등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더불어 이제는 구경하기 힘든 1970년대 F1 머신들을 실 컷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다.

 

드라마틱한 요소를 강조한 구성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실화라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시작한 영화는 사실로 믿기지 않을 만큼 드라마같은 요소를 계속 보여주면서 흘러가다가 막판 실제 자료 영상을 보여주면서 실화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때 또 한 번 깜짝 놀라면서 탄성이 터져 나오게 된다.

한마디로, 론 하워드 감독의 연출 역량을 유감없이 확인 할 수 있는 역작이다.

 

이 작품은 블루레이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DTS-HD 5.1 채널이 뿜어내는 놀라운 서라운드 사운드 때문이다.

 

F1 대회는 소리의 스포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괴력의 F1 머신들이 뿜어 내는 엔진음이 대단하다.

단순히 큰 소리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과장하면 스탠드가 들썩일 정도로 F1 머신들의 엔진음은 제트기 이착륙에 맞먹을 만큼 파괴적이다.

 

바로 이 소리 때문에 F1 대회가 TV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느낌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그런데 이번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는 가공할 F1 머신들의 소리를 놀라울 정도로 잘 살렸다.

 

음량을 평소 듣던 대로 들어도 귀청을 찢는 듯한 엔진음이 터져 나오면서, 화면의 차량을 따라 후방 스피커에서 전방 스피커로 넘어가는 자연스런 소리의 이동을 통해 현장감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청취 공간이 허락할 경우 음량을 조금만 올리면 안방에서 F1 대회를 재현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운드 디자인이 잘 됐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일부러 영화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입자감을 강조했다.

장면에 따라 색감도 살짝 강조해 극 영화적인 느낌이 강하게 묻어 난다.

 

또 한 가지 이번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허남웅 평론가와 윤재수 SBS ESPN F1 해설위원이 함께 한 우리말 음성해설이다.

영화적인 부분과 일반인들이 쉽게 알기 힘든 F1 대회 및 등장인물들의 얽힌 일화들을 재미있게 풀어내 영화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이 밖에 제작과정, 실화에 얽힌 이야기들, 삭제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제작진은 유니버셜에 먼저 영화 제작을 제의했으나 관심을 갖지 않아 영국의 워킹타이틀을 통해 제작했다. 

속도감을 잘 살린 촬영이 기가 막히다. 특히 최대 240km까지 달릴 수 있는 미츠비시 랜서 EVO8을 개조한 트랙카가 카메라를 매달고 달리면서 F1 머신들을 찍었다. 

두 주인공이 탄 F1 자동차는 실제 F1 머신과 다르다. 두 배우의 체구가 커서 F3 자동차를 개조해 탈 수 있도록 만든 뒤 외관을 F1 머신처럼 꾸며서 찍었다. 장신의 크리스 헴스워스가 연기한 제임스 헌트도 실제 키가 185cm여서 F1 머신에 타기 힘들어 팀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F1 경기보다 F3 경기가 더 거칠다고 한다. 프로모터들의 눈에 띄어 F1에 진출하려면 공격적인 스타일의 운전이 필요하기 때문. 

이 영화는 각본을 쓴 피터 모건이 니키 라우다를 알게 돼 얘기를 듣고 구상하게 됐다. 

제임스 헌트는 큰 키와 달리 미니를 자가용으로 애용했다. 그는 미니를 운전할 때도 F1 대회처럼 위험하게 운전해 말이 많았단다. 

1970, 80년대 자동차 경주에서는 안전 장치가 부족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제임스 헌트도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의 죽음을 목격한 뒤 영화처럼 시합 전에 토하는 습관이 생겼다. 

크리스 헴스워스는 헌트를 연기하기 위해 '토르'를 찍으며 98kg으로 불린 체중을 14kg이나 뺐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헌트는 자신도 결혼 이유를 모르겠다며 결혼식 당일에도 술에 취해 비틀거렸다고 한다. 헌트 커플의 의상은 구찌, 라우다 커플의 의상은 페라가모가 담당. 

독일 배우인 다니엘 브륄은 실제 니키 라우다와 비슷해 보이도록 입안에 보철을 끼웠다. 영화와 달리 라우다도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당시 라우다는 8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도 파티장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배우의 여자친구 마를렌과 눈이 맞아 결혼까지 했다. 

원래 연출로 '본 슈프리머시'를 만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섭외됐으나 '캡틴 필립스' 촬영 때문에 맡을 수 없어 론 하워드 감독으로 바뀌었다. 

1949년 오스트리아 빈의 부잣집에서 태어난 니키 라우다는 재력가인 할아버지가 F1 선수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것을 보고 진출을 반대해 집 안 도움없이 선수가 됐다. 라우다는 생명보험을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아 대회 출전비를 마련했다. 

1947년 영국에서 주식중개인 아들로 태어난 제임스 헌트는 1976년 니키 라우다와 경합에서 이기고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1979년 맥라렌에서 울프로 이적한 뒤 머신 성능에 실망해 시즌 도중 은퇴했다. 

니키 라우다는 페라리 312T 개발작업에도 참여했으며 이를 타고서 75년 5회나 우승했다. 영화에선 강조되지 않았지만 원래 라우다와 헌트는 1971년부터 아주 친한 친구여서 싸구려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도 했다. 

헌트는 인기 모델 수지 밀러와 결혼했으나, 밀러가 대배우 리차드 버튼과 바람이 나면서 이혼했다. 영화와 달리 헌트는 미국에 가서 밀러와는 전화 통화만 하고 상대남인 버튼을 만났다. 헌트가 결혼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을 너무 좋아해 버튼이 황당해 했다고 한다. 

배우의 눈 옆에 붙인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성격이 자유분방했던 헌트는 술, 섹스, 마약에 심취했으며 그러면서도 F1에서 여러 번 우승했다. 그는 어려서 집이 가난해 점원, 청소부 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 

제작진은 런던서 1시간 떨어진 블랙부쉬의 폐쇄된 공항을 경기장처럼 꾸며 독일 남아공 브라질 미국 일본 그랑프리 등을 촬영했다. 

1976년 8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리는 우천 경기 취소 여부를 선수들이 투표로 결정한 것은 실화다. 당시 경기 속행을 주장한 헌트 쪽이 1표 차이로 취소를 주장한 라우다를 이겼다. 

제작진은 차의 엔진룸, 바퀴, 선수 헬멧과 눈 옆에도 카메라를 부착했다. 촬영은 안소니 도드 맨틀이 담당. 

실제 라우다가 사고 당한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 라우다는 악명높은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 구간 북쪽에 위치한 베르크베르크 직전 왼쪽 코너에 들어서다가 뒷바퀴 서스펜션 이상으로 언덕을 들이받고 화염에 휩싸였다. 라우다의 사고 이후 노르트슐라이페 구간은 F1 경기에서 제외됐다. 

1970년대 F1 머신들은 연료탱크가 조종석 양 옆에 위치해 충돌하면 화재가 날 가능성이 컸다. 지금은 연료탱크가 뒷쪽에 있다. 라우다는 불길 속에 45초동안 갇혀 있었으며 소화기 가스를 마시는 바람에 폐가 심하게 손상됐다. 

폐에 들어찬 불순물을 씻어내는 고통스런 장면. 라우다는 의료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2일만에 경기에 복귀했다. 

70년대 F1 머신들을 보유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를 빌려서 촬영했다. 차 소유주들 중에 일부는 운전자로 직접 출연했다. 

F1 트랙의 폭은 12~18m 인데 라우다가 사고를 당한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 구간은 폭이 6m다. 이렇게 좁은 구간이 20km 이상 이어지며 180개 코너로 구성돼 있다. 

라우다와 헌트의 승패를 가른 76년 일본 경기는 일본서 처음 열린 F1 대회이며, F1 팀들이 모여 전세계에 중계권을 판매한 최초의 대회다. 그 바람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대회 취소를 하지 못했다. 

제임스 헌트는 은퇴후 BBC에서 대회 해설자로 활동했으며 두 번 이혼했다. 1993년 세번 째 결혼을 위해 프로포즈하고 몇 시간 뒤 심장마비로 4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헌트는 다른 자동차들과 충돌이 잦아 '션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헌트의 가족들은 그의 문란한 성생활이 알려지는게 싫어서 영화화에 반대했다. 

니키 라우다는 76년 일본전에서 시합 도중 3바퀴만 돌고 포기했다. 3바퀴를 돌아야 참가가 인정되기 때문. 이 때문에 페라리와 관계가 악하돼 78년 브라밤으로 이적했다가 79년 은퇴했다. 

라우다는 비행기 조종도 좋아해 79년 은퇴 후 라우다항공을 차렸다. 1981년 맥라렌팀으로 F1에 복귀해 84년 5승하며 다시 챔피언이 됐다. 이후 85년 네델란드 대회 우승 후 은퇴해 다시 항공사를 차렸고, 지금은 모두 매각한 뒤 1990년 페라리팀 자문과 독일 방송의 해설자 일을 했다. 현재는 메르세데스AMG의 비상임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 후반에 나오는 실제 헌트와 라우다의 모습. 연간 400만명이 대회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진 F1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통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러시 : 더 라이벌
러시 : 더 라이벌 (쿼터 슬립 스틸북 일반판)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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