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는 헤비메탈의 시대였다.
블랙사비스,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데프 레파드, 오지 오스본, 디오, 콰이어트 라이엇 등의 메탈밴드들이 청춘들의 뜨거운 가슴에 불을 지폈다.
그 중에서 주다스 프리스트는 '메탈의 신'(Metal God)으로 불렸다.
1980년에 발표한 유명한 'Breaking The Law'가 들어 있는 앨범 'British Steel'이 크게 히트하며, 거기 수록된 'Metal God'이라는 곡명 때문이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특징은 KK 다우닝과 글렌 팁톤의 트윈 기타가 속사포처럼 퍼부어대는 기타 리프였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밴드의 상징같은 존재였던 카랑카랑한 쇳소리의 보컬 롭 헬포드다.
고교시절 'Screaming for Vengeance' 앨범을 구입하며 이들을 처음 만났는데, 강렬한 기타 연주를 뚫고 번개치듯 울리던 보컬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국내에서는 쇳소리로 부르던 애절한 록 발라드 'Before The Dawn'이 특히 인기를 끌었는데, 이 곡 외에도 'Breaking The Law' 'Fever' 'Living After Midnight'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g' 등이 유명하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인기가 한 풀 꺾인 것은 메탈의 퇴조도 있지만, 1996년 롭 핼포드가 멤버들과 갈등으로 탈퇴하면서부터였다.
대신 그 자리를 팀 리퍼 오웬즈라는 카피 밴드 보컬이 채웠으나, 롭 헬포드만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해서 솔로 독립 후 마찬가지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롭 핼포드가 2003년 다시 돌아오게 됐다.
스티븐 헤렉 감독이 만든 '록스타'(Rock Star, 2001년)는 이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즉, 주다스 프리스트의 롭 헬포드가 팀 리퍼 오웬즈로 교체된 실화에 허구를 섞었다.
스틸드래곤이라는 가상의 메탈 밴드를 추종하는 카피 밴드 보컬이 우상으로 떠받들던 스틸드래곤의 보컬 자리를 꿰차면서 겪게 되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카피 밴드 보컬 역할은 마크 월버그가 맡았다.
마크 월버그는 1991년 혼성밴드 마키마크&펑키번치의 멤버로 활동했다는데, 이 영화에서는 직접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립 싱크를 하도 감쪽같이 해서 정말 메탈 밴드 보컬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만큼 마크 월버그가 열심히 연기를 했다.
뿐만 아니라 존 본햄의 아들인 드러머 제이슨 본햄, 오지 오스본 밴드의 기타리스트 잭 와일드, 도켄의 베이시스트 제프 필슨 등이 스틸드래곤 멤버로 등장해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마크 월버그를 잘 받쳐줬다.
하지만 문제는 밋밋한 이야기다.
내용은 밴드를 따라 다니며 그루피 등 명과 암을 속속들이 까발린 카메론 크로 감독의 걸출한 영화 '올모스트 페이모스'에 미치지 못하고, 80년대 귀에 익은 메탈 음악들은 페넬로프 스피리스 감독의 '웨인즈 월드'가 더 낫다.
물론 본 조비의 'Living On a Prayer'를 비롯해 디오의 'Long Live Rock'n Roll', 컬쳐 클럽의 'Karma Chameleon', 프랭키 고스 투 할리우드의 'Relax', 데프 레파드의 'Rock Rock Till You Drop' 등 귀에 익은 다양한 노래들이 토막 토막 나오긴 하지만, 정작 밴드의 노래가 80년대 크게 인기를 끈 메탈곡들을 비껴가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저작권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내용도 밋밋하고 밴드의 모습도 피상적으로 다뤄서, 록밴드를 다룬 걸출한 영화들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인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최신작보다 디테일이 떨어지는데, 필름의 입자감이 느껴지는 영상은 오히려 영화 속 80년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주는데, 그다지 폭발적이지는 못하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뮤직비디오 등이 들어 있으며 제작과정에만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부록도 많지 않으니 감독 음성해설에도 한글 자막을 넣어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을 연기한 마크 월버그. 립싱크를 잘했다. 뉴키즈온더블록의 멤버였던 형 도니 월버그도 잠깐 등장.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프렌즈'로 낯익은 제니퍼 애니스톤이 맡았다. 가슴에 피어싱을 해주는 장면.
이 작품은 80년대 헤비메탈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다. 하지만 '올모스트 페이모스'처럼 시대의 정서를 충실하게 담아내지는 못했다.
성공한 밴드 리더의 으리으리한 집은 TV시리즈 '길모어 걸스'에 나온 칠톤 아카데미와 같은 세트다. 브래드 피트도 주인공 역을 제안받았다.
배우 도미닉 웨스트 외에 존 본햄의 아들 제이슨 본햄, 오지오스본의 기타리스트 잭 와일드, 도켄의 베이시스트 제프 필슨 등이 스틸드래곤 멤버로 등장.
마크 월버그가 역동적인 라이브 무대를 재현하기 위해 퍼포먼스와 동작 등을 그럴듯하게 흉내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메탈 밴드 보컬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영화 속 밴드 스틸드래곤은 주다스프리스트를 모델로 했으며, 마크 월버그가 연기한 보컬은 낮에는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작은 동네에서 카피밴드 생활을 하다가 주다스프리스트의 보컬이 된 팀 리퍼 오웬을 모델로 삼았다.
문란한 생활을 하면서도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선한 피로 교체하는 피갈이를 하는 모습. 스티븐 헤렉 감독은 '엑셀런트 어드벤처', 찰리 쉰이 나오는 '삼총사', '홀랜드 오퍼스', '101 달마시안' 등을 만들었다.
TV시리즈 배트맨에 등장한 배트모빌도 나온다. 원래 영화의 처음 제목은 'Metal God'이었다.
록콘서트 장면에서 마크 월버그가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을 실제로 연기해, 촬영 중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이 실제 사고인 줄 알고 너무 놀라 한순간 침묵에 빠졌다.
마크 월버그가 스틸드래곤의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 나오는 'We All Die Young'은 실제로는 월버그가 아닌 스틸하트의 보컬 밀렌코 마티예비치가 불렀다. 잉위 말름스틴과 저니에서 활동한 제프 스콧 소토가 부른 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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