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인 '록 스탁 앤 투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년)는 참으로 재치넘치는 작품이다.
사기 도박에 속아 돈을 몽땅 날리고 빚을 진 4명의 청년이 이를 갚기 위해 흉악한 강도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이는 내용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모두 서로 얽히고 설켜 전체 사건의 영향을 미치는 복선을 기가 막히게 설계했다.
처음에는 황당한 이야기의 나열같지만 끝까지 따라가보면 직접 각본을 쓴 가이 리치의 천재성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후 작품인 '스내치'는 이만 못했다.
오히려 BMW 단편선인 '하이어'에 수록된 '스타'가 '스내치'보다 더 돋보였다.
참고로 제목은 오래된 속어로 "몽땅"이라는 뜻이다.
군대에서 총을 분해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총의 공이치기(Lock), 개머리판(Stock), 총열(Barrel)은 총의 핵심부품이자 전부인 셈이다.
여기서 유래한 말로, 원래는 'Lock Stock and Smoking Barrel'이 맞다.
영화는 여기에 2개의 총신이라는 뜻으로 Two를 집어넣어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소장하기 싫을 만큼 화질이 안좋다.
곧잘 픽셀이 뭉개지고 색이 번지며 샤프니스도 떨어진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 만한 부분이 많지 않다.
<파워 DVD 캡처 샷>
악당들의 인생도 꼬이기는 마찬가지다. 멍청한 2인조 도둑은 어렵게 훔친 보물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그 때문에 목숨까지 위협받는다.
가이 리치 감독은 악당들이 잔인하고 흉폭할 수록 영화의 긴장감과 재미가 높아진다고 생각했는 지, 더할 수 없이 비정한 악당들을 등장시킨다. 아울러 악당들에게 멍청함을 부여해 보는 이를 웃게 만든다. 무지막지한 기관총을 쏘아대는 강도들에 맞서 마약을 파는 청년들은 공기총으로 맞선다.
이 영화는 뜻밖의 수수께끼가 가득하다. 어느날 전쟁을 나가기 전 왕이 부하 장군에게 묻는다. "만약 살인을 하고 시체를 감춰야 한다면 어디에 감추겠는가?" 장군이 대답한다. "전쟁터이옵니다." 이 영화는 가이 리치 감독이 감춘 뜻밖의 키워드가 반전처럼 막판에 도사리고 있다.
뜻밖의 반가운 얼굴, 가수 스팅이 청년의 아버지 역할로 카메오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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