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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메루, 한계를 향한 열정(블루레이)

울프팩 2016. 6. 6. 15:58

20여년전 학창시절, 설악산에 자주 갔다.

아침 일찍 오색쪽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 대청봉을 넘으면 오후 3,4시쯤 설악동 입구로 내려 올 수 있어 당일치기 등산으로는 딱이었다.

 

거기에 봄, 여름, 가을 철마다 다른 기가 막힌 절경까지 볼 수 있으니 더 할 나위 없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멋모르고 따라 나섰다가 나가 떨어진 뒤 혼자서 산을 넘었는데, 혼자 산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아무것도 없는 대자연의 고즈넉함이 주는 평안함과 외로움,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가미된 그 느낌은 참으로 생경하면서도 감미롭다.

그렇게 힘든 자신과의 싸움 끝에 정상에 서서 탁 트인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면 이런게 희열이구나 싶다.

 

하물며 1,700여 미터 높이의 설악산도 그럴진대, 6,000여미터 이상 세계의 고봉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아마도 그 맛에 산악인들은 목숨을 걸고 고산준령에 오르는 모양이다.

 

'메루, 한계를 향한 열정'(Meru, 2015년)은 그런 산악인들의 목숨을 건 등정기를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다.

2011년 지미 친, 콘래드 앵커, 레넌 오즈터크 세 사람은 노스페이스 등정팀을 이뤄 히말라야의 고봉 중 하나인 메루 정복에 나선다.

 

메루는 높이가 6,660미터로 에베레스트, K2 등 8,000미터급 봉우리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험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세계 산악인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상어 등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해서 샥스핀이라는 이름이 붙은 중앙루트는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루트다.

 

여기에 세 사람이 목숨을 걸고 도전해 이를 생생한 기록 영상으로 남겼다.

그 과정이 어찌나 험난하고 아슬아슬한 지 왠만한 산악 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긴장감이 넘친다.

 

특히 영상 속 아찔한 장면들은 배우나 스턴트맨들이 특수 효과나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한 영화와 달리 실제 벌어지는 일들이어서 보는 내내 오금이 저리게 만든다.

보고 있으면 저런 영상은 어떻게 찍었을까 싶은 장면들이 많은데 이런 장면들은 모두 세 사람 중 사진작가로 유명한 지미 친이 산을 오르며 직접 찍었다.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숱한 산악 사진을 게재할 만큼 자연 사진작가로 유명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하물며 맨 손으로 오르기도 힘든 루트를 그는 고화질 카메라까지 들고 올라 많은 사람들에게 메루 등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줬다.

 

이렇게 촬영한 영상을 지미 친의 부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차이 베사헬리가 편집해서 작품으로 만들었고, 201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했다.

산악 영화를 좋아하거나 등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영상은 화질이 좋다.

쨍한 햇살을 튕겨내는 얼음 입자 하나하나까지 또렷하게 보일 만큼 디테일이 잘 살아 있다.

 

DTS 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잘 표현됐다.

 

부록으로 등반과정 및 준비과정 등을 담은 여러 편의 짧은 영상들이 HD로 수록됐다.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메루는 높이 6,660미터의 고봉이다. 세 개의 코스 가운데 상어지느러미처럼 생겨 샥스핀으로 불리는 중앙 루트가 가장 어려운 난코스로 꼽힌다.

이 작품을 촬영하고 공동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사진작가 지미 친. 그는 두 명의 동료와 함께 2011년 11월 메루의 샥스핀 루트를 사상 최초로 정복한 과정을 생생하게 촬영했다.

메루는 시바신의 성지로 여기는 곳이어서 힌두교도들은 물론이고 불교에서도 성스러운 곳으로 꼽힌다.

이들의 샥스핀 루트를 통한 메루 등정은 두 번째였다. 2008년에도 도전했으나 정상을 100미터 남겨두고 안전을 위해 물러났다.

샥스핀 루트를 통해 본 메루. 구름에 쌓인 메루가 마치 물살을 가르는 상어 등지느러미를 연상케 한다.

일행 중 레넌은 2008년 산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다가 추락해 머리가 깨지고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때 뇌동맥을 다쳐 높은 산에 오를 경우 뇌출혈이나 뇌일혈이 일어날 수 있어서 다들 등정을 만류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목숨을 걸고 산에 올랐다.

암벽에 고치처럼 달라붙은 비박용 텐트.

세계 산악계에서는 에베레스트가 정복된 이후 높이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얼마나 오르기 힘든 지에 의미를 두고 도전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

메루에 오른 뒤 손을 맞잡은 콘라드 앵커와 지미 친. 앵커는 과거 등정 중 목숨을 잃은 동료인 알렉스 로우의 전 부인을 보살펴 주다가 친해져 결혼했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메루,한계를 향한 열정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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