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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블루레이)

울프팩 2016. 9. 1. 21:00

시작은 소소했다.

기획자인 루 애들러와 마마스 앤 파파스의 멤버 존 필립스는 좋아하는 음악도 알리고 돈을 모아 어려운 사람도 돕는 축제를 기획했다.

 

그래서 라비 상카를 제외하고 모든 음악가들이 무료로 출연했다.

그러면서 일이 커졌다.

 

비틀즈, 롤링스톤즈 등 거물 밴드들이 줄줄이 나오기로 했다.

그런데 비틀즈는 출연진 명단에 이름까지 올려놓았으나 사정이 있어 출연하지 못했고, 롤링스톤즈는 키스 리차드의 미국 입국에 문제가 발생해 출연이 무산됐다.

 

그 바람에 엉뚱한 놈들이 떴다.

영국에서 기타와 드럼을 때려 부수는 기행으로 유명한 더 후가 미국에 처음 이름을 알렸고 불세출의 천재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마치 전기톱 같은 목소리를 가진 재니스 조플린, 사이키델릭의 대표 밴드인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이 줄줄이 이름을 알렸다.

 

그 중에서 압권은 지미 헨드릭스와 재니스 조플린이었다.

왼손잡이여서 기타를 반대로 돌려서 연주했던 지미 헨드릭스는 기타를 등 뒤로 맨 채 연주하거나 이빨로 물어 뜯으며 줄을 튕겼고 막판에는 기타에 라이터 기름을 끼얹고 불을 지르는 퍼포먼스로 사람들의 얼을 빼놓았다.

 

재니스 조플린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쇠를 긁는 듯한 거친 목소리로 포효하며 축제에 모인 가수들까지 감탄하게 만들었다.

 

1967년 6월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인근 몬터레이 컨트리 페어그라운드에서 열린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은 그렇게 모든 대중음악 축제의 효시가 됐다.

이 행사는 2년 뒤 열리는 신화적인 음악제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계기가 됐고 먼 훗날 아프리카 기아난민들을 돕기 위한 밴드에이드와 USA포아프리카 공연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랑과 평화의 축제를 표방한 몬터레이 팝은 좋게 말하면 자유로웠고 나쁘게 표현하면 히피들의 잔치였다.

마지막날 무려 9만여명이 운집하면서 무질서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숙박시설, 화장실, 샤워시설이 부족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켰고 사랑과 자유를 표방한 히피들은 노숙을 하며 대놓고 대마초를 피우거나 여기저기서 적나라한 사랑을 나누었다.

당연히 이 같은 모습들은 보수층의 반발과 공격을 불러 일으켰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로널드 레이건은 히피들에 대해 "타잔 같은 옷차림과 제인처럼 머리를 기르고 치타같은 냄새가 나는 족속들"이라고 거칠게 표현했다.

치타는 타잔이 데리고 다니던 침팬지다.

 

이 같은 축제 풍경과 이를 바라보는 보수층의 시선은 두고 두고 록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하지만 이 축제가 세계 대중음악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과 반항의 록 음악이 당시 월남전에 대한 반전 분위기와 자유를 지향하는 청년들의 생각과 맞아 떨어져 전세계로 들불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이 현장을 D.A 페니베이커 감독이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Monterey Pop, 1968년)이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로 기록했다.

 

그는 사흘간의 축제를 현장 그대로의 모습으로 기록하는 다이렉트 시네마라는 형식으로 담았다.

특히 무대에 오른 가수들 뿐 아니라 모인 청중들의 반응과 이들의 모습, 축제의 특징이었던 다양한 사물과 풍경들의 인서트 컷을 적절히 삽입해 축제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다만 상영 시간이 79분이다보니 공연의 많은 부분을 수록하지 못해 아쉽다.

특히 페니베이커 감독은 한 가수 당 2곡 이상을 담지 않기로 해서 훗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히트곡들이 수록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Somebody to Love',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s of Silence', 마마스 앤 파파스의 'Monday Monday' 등으로, 본편에 들어가지 못했다.

또 영상을 보면 페니베이커 감독의 시각이 한 편으로 기운듯한 느낌이 든다.

 

일부러 모인 사람들의 밝고 건전한 모습만 담고 지나치게 무질서하거나 문제가 될 만한 장면들은 보여주지 않는다.

이 점은 나중에 나오는 축제의 모든 부분을 골고루 보여주는 마이클 워들리 감독의 우드스탁 페스티벌 영상(http://wolfpack.tistory.com/entry/%EC%9A%B0%EB%93%9C%EC%8A%A4%ED%83%81-%ED%8E%98%EC%8A%A4%ED%8B%B0%EB%B2%8C)과 대비된다.

 

그래도 미국 크라이테리온에서 출시한 두 장짜리 블루레이는 기념비적인 축제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어서 반갑다.

국내 출시되지 않은 미국판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이 블루레이가 반가운 것은 페니베이커 감독이 촬영하고도 본편에서 제외한 곡들이 2시간 분량의 아웃테이크 부록에 대거 수록된 점이다.

 

첫 번째 디스크는 본편 영상 위주로 담았고 두 번째 디스크는 지미 헨드릭스와 오티스 레딩의 공연만 따로 떼어내 담았다.

물론 본편 영상에 없는 곡들도 함께 들어 있다.

 

더불어 아쉬운 점은 크라이테리온 답게 본편에 어떠한 자막도 수록하지 않은 것이다.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아웃테이크도 없고 수록 내용이 크라이테리온 판본에 미치지 못하지만 본편과 감독 음성해설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1080p 풀HD의 1.33 대 1 풀 사이즈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영상이 깨끗하게 디지털 리마스터링됐다.

물론 그렇더라도 제작 연도를 감안하면 근 50년 전 작품인 만큼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거친 입자와 지글거림을 감안해야 한다.

 

음향도 DTS HD MA 5.1채널로 리믹스 됐는데 드럼 소리가 리어에서 울리는 등 적절한 채널 안배로 서라운드 효과를 잘 살렸다.

부록으로 페니베이커 감독과 루 애들러의 음성해설, 아웃테이크, 제작자들 인터뷰와 오디오 인터뷰,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영상을 위한 음악 평론가 찰스 머레이의 음성해설과 피터 타운센트 인터뷰, 오티스 레딩의 매니저였던 필 왈든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최측은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인근 몬터레이 컨트리 페어그라운드에 무대를 새로 설치했다.

3일간 열린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의 주제는 헤이트 애쉬버리 히피들이 강조한 '음악, 사랑, 꽃'이다. 여기 맞춰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꽃을 머리에 꽂거나 손에 든채 참가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시작곡은 스콧 맥킨지가 부른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flowers in your hair)'다.

'California Dreaming'을 부르는 마마스 앤 파파스. 맨 끝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존 필립스가 공연기획가 루 애들러와 함께 이 축제를 기획했다.

오토바이 폭주족인 헬스엔젤스 멤버들이 객석에 앉아 있다. 소니 바저가 만든 헬스엔젤스는 모토사이클 동호회로 출발해 갱단이 됐다. 여러 범죄를 저질러 물의를 빚다가 급기야 1969년 12월 롤링스톤즈의 캘리포니아 알타몬트 공연에서 경비를 맡은 멤버가 흑인 관객을 찔러 죽여 문제가 됐다.

사이몬 앤 가펑클도 무대에 올라 '59th Street Bridge Song'을 부르는 모습이 본편에 수록됐다. 부록의 아웃테이크에서 'The Sounds of Silence'를 부르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미모의 보컬 그레이스 슬릭의 목소리가 독특했던 제퍼슨 에어플레인은 본편 영상에서 'High Flying Bird' 'Today'를 불렀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Somebody to Love'를 부르는 모습은 아웃테이크에 수록됐다.

몬터레이 국제 팝 기금 조성회는 이 축제와 영화 수입 등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어린이 병원을 후원하며 자선단체에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지미 헨드릭스와 더불어 이 축제의 최대 화제였던 재니스 조플린이 공연을 위해 새로 준비한 금빛 라메 정장 바지와 노 브라 차림에 쿠반 힐 부츠를 신고 무대에 섰다.

빅브라더 앤 더 홀딩컴퍼니 멤버로 나온 제니스 조플린은 강한 쇳소리로 'Ball and Chain'을 불렀다. 텍사스대학을 다닌 그는 1963년 학교를 그만두고 노래를 불렀다. 이 축제로 유명해졌으나 1970년 27세 나이에 약물 중독으로 요절했다.

마마스 앤 파파스의 멤버인 캐스 엘리엇이 객석에서 재니스 조플린의 노래를 들으며 입을 딱 벌린채 감탄하고 있다. 캐스 엘리엇은 1974년 런던에서 심장마비로 33세 나이에 요절했다.

에릭 버든 앤 더 애니멀스는 'Paint it Black'을 불렀다. 이 노래는 나중에 롤링스톤즈도 불렀는데 국내에서는 MBC TV에서 방영한 외화시리즈 '머나먼 정글'의 주제가로 쓰여 유명하다.

촬영은 코닥 이스트만 7242 필름을 사용해 촬영. 페니베이커 감독은 이 필름이 영화 촬영에 새 장을 연 컬러필름이라고 밝혔다.

더 후는 'My Generation'을 부른 뒤 그들의 전매특허인 기타를 때려 부수는 행위와 기타를 걷어차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출연진 중에 오티스 레딩도 주목받는 스타였다. '킹 오브 소울'로 통했던 그는 어려서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데뷔 당시 음반사들이 주목하지 않았으나 'These Arms of Mine'이 히트하며 인기를 끌었다. 출연 당시 22세였던 그는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이 열렸던 1967년 12월 비행기 추락사고로 요절했다.

오티스 레딩과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영상 중 일부는 좀 특이하다. 카메라가 가수 너머 조명을 정면으로 안은 채 촬영했다. 그래서 가수가 조명을 가리면 후광처럼 보이고 그렇지 않을 때 조명이 카메라를 때리면 하얗게 날아가 버린다. 보고 있노라면 정신없고 눈이 아프지만 인상적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고교 시절부터 밴드를 결성해 기타를 쳤던 그는 교내에서 약물을 복용해 퇴학 당한 뒤 군에 입대해 낙하산병으로 복무하다가 다쳐서 의병제대했다. 이후 밴드를 만들어 유럽에서 이름을 떨쳤고 몬터레이 축제를 계기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기타를 등 뒤로 둘려 연주하는 지미 헨드릭스. 그는 1970년 공연차 머물던 영국 런던의 사마르칸트 호텔에서 알코올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병원으로 급히 옮기던 중 구토를 해 토사물 때문에 질식사했다. 그의 나이 불과 28세였다. 보험금을 노린 매니저의 타살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타를 이빨로 물어 뜯어 연주하는 지미 헨드릭스. 관중들이 넋 놓고 볼 만한 대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피드백 주법 때문에 돌아서서 스피커를 붙잡은 지미 헨드릭스는 마치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몸짓을 했다.

압권은 기타 불지르기다. 'Wild Thing'을 연주한 지미 헨드릭스는 라이터 기름통을 붙잡고 마치 사정하는 듯한 몸짓으로 기타에 기름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페니베이커 감독은 음성해설에서 가수들에게 비행기 1등석과 최고급 숙박시설, 대기실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몬터레이 시 당국과 협의해 주변 학교를 숙소로 사용할 수 있게 했고 화장실과 샤워실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많은 청중들은 화장실과 샤워시설 부족 등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 회계원이 입장 수입 일부를 들고 사라져 기부금 액수가 줄어들기도 했다.

인도의 시타 연주자인 라비 상카는 'Raga Bhimpalasi'라는 긴 곡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이 행사의 기획자인 루 애들러는 나중에 영국 뮤지컬 '록키 호러쇼'를 미국에 도입한 인물이다.

Complete Monterey Pop Festival (The Criterion Collection) (한글무자막)(2Blu-ray) (2009)
Various Artists - Monterey International Pop Festival: June 16,17, 18, 1967 (Remastered)(4CD Box Set)
Various Artists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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