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렐라

로제 바딤 감독의 유명한 작품 '바바렐라'(Barbarella, 1968년)는 육감적인 영화의 대명사로 꼽힌다.
딱히 노골적인 성행위나 누드가 나오는 것은 아닌데 야릇한 분위기만으로도 섹스 어필한 판타지를 만들어 지금도 에로티시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내용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은하계 정복을 꿈꾸는 과학자를 추격하는 여전사의 이야기다.
여전사인 바바렐라 역할은 이 작품으로 우뚝 선 제인 폰다가 맡았다.

미국의 명배우 헨리 폰다의 딸인 제인 폰다는 이 작품으로 섹시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여기에는 남편인 로제 바딤 감독의 힘이 컸다.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밤의 미녀' 등을 만든 그는 여성의 신체적 굴곡을 강조하는 이미지와 훔쳐보는 듯한 관음증적인 카메라 워크로 관능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데 일가견이 있다.
영상 뿐만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브리짓드 바르도, 카트린느 드누브, 제인 폰다 등 당대 스타들과 염문을 뿌리며 결혼이나 동거를 해 화제가 됐다.

이 작품에서도 바딤 감독 특유의 관능미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여러 번 바뀌는 제인 폰다의 야릇한 의상과 양성애나 성적 고문 등 변태적 성을 암시하는 내용들은 아주 자극적이다.

바딤 감독은 이를 대사로 에둘러 표현하거나 코믹하고 황당한 SF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하며 적당한 거리두기를 했다.
이 같은 은유와 비유의 메시지가 오히려 노골적인 영상보다 더 관능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바바렐라'의 힘이고, 지금도 이 작품이 회자되는 이유다.
오죽했으면 영국의 유명 팝밴드 듀란듀란은 이 작품에 나온 과학자 이름을 따서 밴드 이름을 지었다.

16 대 9 레터박스로 나온 DVD 타이틀은 화질이 섭섭하다.
윤곽선이 깔끔하지 못하고 디테일도 떨어진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주인공 바바렐라를 맡은 제인 폰다는 헨리 폰다의 딸로 1937년생이다. 올해 나이 75세.

여성들이 남자를 가둬놓고 정기를 빨아먹거나 아이들이 인형으로 여성을 고문하는 등 이 영화는 은근히 가학적이고 변태적이다.

로제 바딤 감독이 창조한 털로 덥힌 미래의 우주선. 그는 촬영 당시 제인 폰다의 남편이었다.

이 작품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은 SF에로 만화가 원작이다.

바바렐라의 관능적인 의상은 파코 라반이 디자인했다. 스페인 태생의 유명 디자이너인 그는 1930년대 스페인 내전 때 프랑스로 망명해 금속, 플라스틱 등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의상 디자인으로 유명했다.

눈 먼 천사를 연기한 존 필립 로. 2008년 5월에 70세로 사망했다.

제인 폰다는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운동을 펼쳐 '하노이 제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80년대에는 에어로빅 전도사로 변신해 책과 비디오를 내며 에어로빅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제인 폰다는 어려서 어머니가 칼로 자살을 시도한 장면을 본 뒤 충격으로 13세부터 37세까지 이상식욕 항진증이라는 거식증같은 섭식장애에 시달렸다.

미래의 정사 장면. 육체적 행위 대신 주파수 만으로 교감한다.

제인 폰다는 로제 바딤, 정치가 톰 헤이든, CNN을 세운 테드 터너 등과 3번 결혼하고 헤어졌다.

제인 폰다는 2005년 펴낸 자서전에서 바딤이 다른 여자와 함께 셋이서 동침하는 등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해 괴로웠다고 털어 놓았다.

과학자 듀란듀란을 연기한 밀로 오세아. 1928년생인 바딤은 파리 마치 기자를 했으며 브리지트 바르도, 제인 폰다와 결혼했고, 카트린느 드누브하고는 동거를 해 자식을 뒀다. 그는 2000년에 암으로 죽었다.

공포와 SF, 코믹, 에로가 결합된 이 작품의 음악은 밥크루 제너레이션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맡았고, 노래는 글리터하우스가 불렀다.

		바바렐라 로제 바딤 O.S.T. (Bob Crewe & Charles Fox) - Barbarella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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