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블랙북

울프팩 2007. 4. 28. 21:32
폴 바호벤은 집요한 사람들의 욕망을 해부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쇼걸' '원초적 본능' '할로우맨' 등 그가 만든 일련의 작품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성공과 욕망을 위해 질주하다 우울하게 파멸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블랙북'(Black Book, 2006년)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눈을 피해 네델란드에 숨어사는 유대인 여성이 겪는 우울한 삶의 드라마다.

살아남아 복수하기 위해 여인은 적군의 애인이 되고 스파이짓을 한다.
그 와중에 얽히고 설킨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영화의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뒤집어 놓는다.

여인의 운명이 하도 박복하기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이 모든 내용이 전부 실화라니 더욱 답답하다.
추리소설처럼 이어지는 반전의 반전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속 캐릭터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마저 애닳토록 쥐었다 놓았다하는 감독의 연출솜씨가 돋보인다.
이 영화에서 처음 접한 여주인공 캐리스 밴 허슨의 연기도 좋았다.
특히 그의 노래솜씨는 꽤 훌륭했다.

폴 바호벤 작품답게 헤어 누드가 고스란히 나오고 살색 장면이 더러 보인다.
여인네의 집요한 복수를 다룬다는 점에서 '원초적 본능'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작품으로 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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