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오션스13 VS 초속 5cm

울프팩 2007. 7. 2. 07:17

서로 다른 2편의 영화가 극장에 내걸렸다.
하나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오션스 13', 다른 하나는 소박한 애니메이션 '초속 5cm'다.

전편인 '오션스 일레븐' '오션스12'와 마찬가지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오션스13'은 변함없이 화려한 스타들과 볼거리로 관객을 유혹한다.
'오션스' 시리즈의 미덕은 화려함 그 자체인 라스베이거스를 볼 수 있다는 점.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사기를 당한 친구를 대신해 복수의 칼을 품고 모인 멤버들은 라스베이거스에 새로 개장하는 최고의 호텔인 더 뱅크의 파산을 노린다.
이를 위해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여기에 13번째 멤버로 전작에서 오션 일당에게 호되게 당한 앤디 가르시아가 합류한다.
내 적의 적은 동지라는 개념이 성립된 것.

그러나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기발함은 '오션스 일레븐'에 크게 못미친다.
다소 억지스런 장면도 있고 간간히 웃음도 터지지만 '오션스'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나마 호사스런 호텔들과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거리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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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cm'는 극장에서 개봉하기 힘든 애니메이션이 운좋게도 걸렸다.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별의 목소리' 등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신카이 마코토가 만든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채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없는 듯 있는 듯 조용히 진행되는 이야기와 사진처럼 펼쳐지는 세밀하면서도 정교한 그림들, 절제된 빛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영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신카이 마코토의 정서에 익숙하지 않다면 작품 속에 빠져들기 쉽지 않다.
줄거리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야기가 끌어가는 힘은 약하다.

그렇지만 3D 애니메이션이 넘치는 이 시대에 정감넘치는 2D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1시간 남짓한 상영시간도 적당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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