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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석양의 무법자 (CE)

울프팩 2005. 2. 12. 01:02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년)는 영화보다 "빠라빠라 바~"로 이어지는 주제곡으로 더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한 주제곡은 독특한 멜로디와 더불어 서부극의 상징이 됐다.

영화는 원제가 말해주듯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리 반 클리트(Lee Van Cleef), 일라이 왈라치(Eli Wallach) 등 세 배우가 연기한 악하고 선하고 추한 개성이 뚜렷한 세 인물이 숨겨놓은 금화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레오네 감독은 추리극을 연상케 하는 줄거리와 독특한 캐릭터, 장대한 풍경이 펼쳐지는 영상으로 서부극도 한 편의 서사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롱 샷을 오가는 막판 대결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비장미의 극치를 이뤘다.
그런 점에서 레오네 감독의 서부극은 이소룡 영화와 일맥상통한다.


이소룡의 작품도 결투를 위한 최고의 응집력으로 비장미를 한껏 부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시 출시된 CE판 DVD 타이틀은 기존 일반판에 비해 화질과 음향이 향상되고 2장으로 구성된 만큼 부록도 많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1960년대 작품인 만큼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 향상에 한계가 있다.
대신 돌비디지털 5.1 채널로 다시 녹음된 음향은 다리 폭파 장면 등 일부 장면에서 박진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레오네 감독은 좌우로 펼치는 파노라마 영상을 좋아했다. 이 영화는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지 않아도 화상을 펼칠 수 있는 테크노스코프 방식으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서부극이지만 미국은 전혀 가보지 않고 이탈리아 로마와 스페인의 마드리드, 알메이라에서 촬영했다.
'추한 자' 투코로 나온 일라이 왈라치. 레오네 감독은 이 작품을 찍을 당시 영어를 못했다. 그래서 알도 지우프리는 더듬거리는 불어로 그와 의사소통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불어는 물론이요 이탈리아어도 전혀 못해서 레오네 감독과 어떻게 의사소통 했는지 모두들 궁금하게 여겼다.
'선한 자' 금발머리 역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레오네의 서부극 주인공은 대부분 이름이 없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금발머리로 통했다. 이스트우드는 항상 시가를 물고 있지만 담배를 피울 줄 몰랐다. 극 중 청바지는 리바이스, 망토는 레오네 감독의 의상이다.
'나쁜 자' 세텐자 역의 리 반 클리프. 뱀눈에 매부리코가 특징인 그는 이 작품으로 떴다.
CE판 DVD는 미국 개봉때 잘린 25분을 복원해 177분 완전판으로 나왔다. 추가된 장면은 비명을 감추기 위해 포로들의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투코가 고문 당하는 부분과 투코가 친구들을 찾아간 장면 등이다.
당시 이탈리아 영화 제작의 현실은 할리우드와 달리 스턴트맨 개념이 없어서 배우들이 위험한 연기를 직접 했다. 알도도 시체와 연결된 수갑 줄을 끊기 위해 달리는 기차 옆에 웅크리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전쟁 장면은 남북전쟁 때 알코올 중독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된 남군의 시블리 장군 일화를 인용했다.
막판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3인의 대결. 이 장면에서 쓰인 음악은 촬영 전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다. 레오네 감독은 이 음악을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고 이 장면을 촬영했다.
파노라마샷과 대조를 이루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빠라빠라 바~'로 대표되는 주제곡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늑대 울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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