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라핀이 극본을 쓰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곡을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숲속으로'는 독특한 작품이다.
'빨간 모자' '신데렐라' '라푼젤' '잭과 콩나무' 등 4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섞었다.
각 동화의 주인공들이 여러가지 사연 때문에서 숲 속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야기의 전반은 주인공들의 각 자 사연때문에 동분서주하지만 후반에는 모두가 힘을 합쳐 공동의 과제를 해결한다.
원작자인 제임스 라핀이 이 작품을 쓴 1987년의 최대 위기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즉 에이즈였다.
라핀은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에이즈를 해결하려면 전세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봤다.
그의 이런 생각이 동화를 뒤섞은 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단순히 이야기만 섞은 게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 동화를 비틀었다.
신데렐라를 사랑한 왕자는 바람둥이여서 다른 유부녀를 유혹하고 사람들은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어린 소년을 제물로 바치려 든다.
그만큼 아름답고 순수했던 동화 속 주인공들에게 현실의 때가 잔뜩 묻었다.
이런 독특함을 눈여겨 본 할리우드에서 이 작품을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여러 영화사에서 영화화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뒤 결국 디즈니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었다.
뮤지컬과 같은 제목(Into the Woods, 2014년)으로 선보인 이 작품의 감독은 '시카고' '애니' '나인' 등 뮤지컬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롭 먀살이다.
여기에 원작자인 제임스 라핀이 대본을 쓰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음악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 '게이샤의 추억' '나인' 등 롭 마샬의 전작들은 물론이고 '이퀄리브리엄' '콜래트럴' '인 더 컷' '13시간'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 영상미로 유명한 작품들에서 카메라를 잡은 디온 비브가 촬영을 했다.
여기에 의상은 아카데미 의상상을 여러 번 탄 콜린 우드가 담당했다.
출연진은 '맘마미아'에서 발군의 노래실력을 발휘한 메릴 스트립을 비롯해 에밀리 블런트, 조니 뎁, 크리스 파인, 안나 켄드릭 등 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면면만 보면 더 할 수 없이 화려해 잔뜩 기대를 하게 만든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막상 들여다 보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다.
우리 귀에 익숙한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이 작품하면 떠올릴만한 인상적인 곡이 없다.
국내에서 한 번도 공연한 적이 없는 작품이어서 귀에 설어 그럴 수도 있지만 곡의 임팩트도 부족하다.
거기에 동화를 짬뽕한 이야기도 특이하기는 하지만 줄거리에 몰두할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부분들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거장과 스타들이 모였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전반적으로 톤이 어둡지만 빨간 망토와 신데렐라의 금빛 드레스 등 색감이 선명하게 살아 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좋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의 음성해설, 곡 해설, 제작과정과 캐스팅, 미술 및 의상에 대한 설명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음성해설도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마을 풍경은 영국 햄블든에서 촬영. 멀리 보이는 마을이 햄블든이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초반 콜롬비아에서 작고한 로빈 윌리엄스를 기용해 영화로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1997년에도 '라이언킹' '스튜어트 리틀'의 롭 민코프 감독이 영화 작업을 준비하다가 무산됐다.
빨간 망토 소녀와 할머니를 잡아 먹는 늑대를 연기한 조니 뎁. 마샬 감독은 사전에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악을 촬영장에 틀어주고 영화를 찍었다. 이후 촬영장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녹음한 뒤 나중에 스튜디오 녹음과 라이브 녹음 중에 잘된 것을 섞어서 사용했다.
라푼젤이 갇힌 높다란 탑은 영국의 폐허가 된 웨이벌리 수도원 한 켠에 제작진이 만든 세트다.
'잭과 콩나무'의 배경이 된 헛간은 햄블든 마을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실제 헛간에서 찍었다. 헛간이 커서 내부에 절반을 집 세트로 만들어 촬영.
무대가 된 숲은 영국의 버크셔와 서리 사이에 위치한 윈저그레이트 공원을 활용했고 일부는 런던의 세퍼턴 스튜디오에 세트를 만들었다.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 왕자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윈저그레이트 공원 내 폭포에서 촬영. 1930년대 조성된 인공폭포다.
빨간 망토를 연기한 릴라 크로포드. 작곡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은 작은 숲을 갖고 있어서 그곳에서 곡을 썼다고 한다.
신데렐라가 왕자와 약혼하는 장면은 영국 해안가의 영국 해협을 바라보고 서 있는 도버 성에서 촬영.
젊음을 되찾기 위해 애를 쓰는 마녀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아기를 갖기 위해 마녀와 계약을 맺은 베이커의 아내를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는 촬영 당시 임신 중이었다.
원작 뮤지컬에서 라푼젤은 거인의 발에 깔려 죽지만 영화에서는 다르게 설정했다. 라푼젤이 탑에서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독일서 수입한 가발로, 실제 사람들의 금발을 모아 만들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베이커 역할은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의 친구로 나온 거리 음악가를 연기한 제임스 코든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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