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일상의 평범함을 사랑했던 한 남자가 소년과 그의 강아지를 소재로 만화를 그렸다.
제목보다 주인공 소년인 찰리 브라운과 강아지 스누피로 더 유명한 '피너츠'다.
1947년 미네소타의 지역 신문인 세인트폴 파이오니어에서 시작된 만화는 점차 인기를 끌면서 1950년 뉴욕재단의 후원을 받아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미국 각지의 9개 신문에 실렸다.
연재는 작가 찰스 슐츠가 사망한 다음날인 2000년 2월13일까지 50년 이상 이어졌고 기네스북에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연재한 신문 만화로 기록됐다.
미국 뿐 아니라 해외로도 진출해 75개국 2,600개 신문에서 21가지 언어로 번역돼 소개됐다.
그만큼 '피너츠'는 지금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만화다.
피너츠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일상의 소소함을 재미있게 그렸다는 점이다.
찰스 슐츠는 만화의 소재를 늘 그의 주변과 추억에서 찾았다.
그가 눈여겨 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 풍경들과 겹치면서 재미를 주었고 호응을 얻었다.
심지어 찰리 브라운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찰스 슐츠가 교사 생활을 했던 아트 인스트럭션 스쿨의 동료들에게서 따왔다.
더불어 복잡하지 않고 간결한 그림체도 눈길을 끌었다.
찰스 슐츠의 그림은 선이 매끄럽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
손그림의 묘미인 울퉁불퉁한 선을 그대로 살렸고, 훗날 '슐츠선'으로 통하는 빙빙 도는 곡선이나 물결 선 등을 표시했다.
그래서 슐츠 사후 가족들은 그의 손그림 특징을 해칠까 우려해 영화화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스티브 마르티노 감독의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The Peanuts Movie, 2015년)는 그런 상황에서 나온 최초의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전에도 1965년 미국 CBS TV에서 크리스마스 특별판을 방영한 이후 약 50편의 TV용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는 했지만 극장판은 처음이다.
이야기는 찰리 브라운의 첫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전학을 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반한 찰리 브라운이 소녀의 마음을 끌기 위한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여기에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강아지 스누피의 사랑 이야기도 또 한 축을 이루며 이야기를 끌어 간다.
스누피 역시 사랑하는 다른 암캐를 지키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 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에이스였던 붉은 남작과 대결을 벌인다.
마르티노 감독은 매끈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한 작품이지만 찰스 슐츠 만화의 고유 특징인 '슐츠선'을 의도적으로 살렸다.
이를 통해 슐츠의 가족들이 우려했던 원작의 훼손을 최대한 막았고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깔끔한 그래픽의 느낌 또한 제대로 구현했다.
더불어 메간 트레이너가 부른 흥겨운 노래 'Better When I'm Dancing' 등을 적절히 섞어서 만화에서 느낄 수 없는 요소까지 추가했다.
책으로만 스누피를 접했던 독자라면 비디오 게임 같은 움직임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주변 친구들 고유의 특징은 원작 만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정겨움을 준다.
이야기 자체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일상의 소소함을 통해 추억을 되돌아보고 교훈을 준다는 원작 만화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고의 화질을 보여준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색감이 화려하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크지 않다.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우리말 녹음도 돌비디지털 5.1 채널로 수록했다.
부록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과정, 스누피 따라 그려보기, 뮤직비디오, 노래 및 춤 따라해보기, 캐릭터 소개 등 다양한 내용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만화의 주인공인 찰리 브라운과 그의 친구 스누피. 찰스 슐츠의 아들 크레이그 슐츠와 손자 브라이언 슐츠가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우드스톡이라는 새 뒤로 움직임을 표시한 점선이 바로 슐츠의 특징인 '슐츠 선'이다.
등장인물들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생활 속의 애환과 고민거리들을 모두 겪는다. 슐츠는 이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때로는 비꼬고 때로는 위로한다.
스누피의 견종은 활달한 성격의 비글이다. 만화가 처음 나왔을 때는 네 발로 뛰어다녔으나 1980년대 들어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다니게 됐다.
찰스 슐츠는 만화의 특징이자 재미거리로 캐릭터들의 머리를 크게 그렸다. 더불어 실제 인물들을 많이 흉내냈다. 찰리 브라운은 원작자 찰스 슐츠와 닮았으며 빨간머리 소녀는 슐츠의 첫 사랑이었던 여인을 묘사했다.
찰스 슐츠는 만화를 처음 그렸던 1950년대에 배경을 공들여 묘사했으나 1960년대 들어 간단하게 생략했다.
찰스 슐츠는 매일 오후 3,4시까지 만화를 그렸으며 연재물을 최소 8주분량을 비축했다.
원래 찰리 브라운은 대머리가 아니다. 실제 찰리 브라운은 붉은 머리를 가졌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8년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의 이름으로 사용됐다.
피너츠는 2010년 브랜드 사업을 위해 설립된 아이코닉스를 통해 각종 상품으로 제작돼 캐릭터 사업으로만 연간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의 안토니오 (0) | 2017.01.18 |
---|---|
매그니피센트 7(블루레이) (0) | 2017.01.16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블루레이) (2) | 2017.01.06 |
릴리 슈슈의 모든 것(블루레이) (2) | 2017.01.03 |
스포트라이트 (블루레이) (0) | 2016.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