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의 것이다.(The World is Yours)'
브라이언 드 팔머(Brian De Palma) 감독의 '스카페이스'(Scarface, 1983년)는 강렬한 문구 만큼이나 화끈한 영화다.
1932년 폴 무니를 유명하게 만든 흑백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쿠바 이민자 출신의 갱이 마약으로 떼돈을 벌었다가 허망하게 스러져가는 얘기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인생이 부의 정점까지 올랐다가 쓰러지는 과정을 냉정하게 묘사했다.
그 속에는 레이건 정권 시절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던 미국의 어두운 그늘도 녹아 있다.
개봉 당시 미국은 영화처럼 마약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겉으로는 흥청망청 번영을 누리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내홍을 겪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미국은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이 무너져 내렸다.
그런 점에서 비정할 정도로 냉철한 이 작품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갱 영화가 됐다.
여기에는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주인공을 기가 막히게 연기한 알 파치노(Al Pacino)의 연기와 스릴러의 일가견이 있는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 탄탄한 올리버 스톤(Oliver Stone)의 시나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 파치노가 연기한 주인공 토니 몬타나는 모순적인 인물이다.
사람 죽이는 것을 벌레 죽이듯 하면서도 여자와 아이는 죽이지 않는 모순적 원칙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나름의 불문율은 결국 몬타나를 파멸로 이끄는 도화선이 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 같은 원칙은 흔히 독재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고 생각하는 독재자들은 이 같은 원칙을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하며 충돌을 빚는다.
몬타나가 신봉하는 '세상은 너의 것이다'라는 문구가 결국 그의 모순적 속성을 대변한다.
국내 개봉은 미국보다 1년이나 늦은 1984년 12월인데, 일부 장면이 검열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총격전이나 알 파치노의 연기가 워낙 강렬해 한동안 영상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본편 상영 시간이 무려 170분에 이르는 감독판이다.
국내 개봉시 잘려나간 장면도 고스란히 복원됐다.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 타이틀의 화질은 아주 좋다.
디테일이 우수하고 강렬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블루레이에서 보였던 미세한 지글거림도 사라졌다.
반면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아쉬움이 남는다.
총격전 장면을 보면 생각보다 요란한 총소리가 잘 살아나지 않아 박력이 떨어진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삭제장면, 비디오 게임 탄생 배경, TV판에 대한 설명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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