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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식스센스 (블루레이)

울프팩 2011. 10. 21. 23:02

귀신의 소리를 보고 듣는 영매나 심령술사들의 이야기는 과학의 영역 밖에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무섭다.

우리가 이해하는 이론이나 공식으로 풀 수 없는, 즉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사람들이 개기 일식에 떨었듯, 불가지론 앞에서 무지한 자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The Sixth Sense, 1999년)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공포영화다.
영화는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익히 아는 소재인데도, 영화는 정교한 구성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누군가 모르는 존재가 훔쳐보듯 은밀히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과 갑작스레 들이대는 플래시 샷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결코 흉칙한 괴물이나 피범벅된 장면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 정도 공포감을 심어준다는 것은, 한마디로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재능이 뛰어난 증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영화 덕분에 그는 할리우드가 주목한 인도 감독이 됐고, 잇따라 여러 작품을 맡았으나 이 작품 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만큼 최고의 반전을 보여준 이 작품의 임팩트가 강했다.
뻔한 귀신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감동을 주는 흔치 않는 공포물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미세한 지글거림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영상이 안정돼 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차분하며,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죽은 사람들이 보여요." 소년의 이 한마디로 머리털이 곤두서게 만들었던 최고의 공포물.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앵글. 정치된 영상은 이 작품을 비롯해 '사인' '필라델피아' '양들의 침묵' 등을 찍어 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촬영감독 후지모토 타크의 솜씨다.
이 영화로 브루스 윌리스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배우가 소년 콜을 연기한 할리 조엘 오스몬드이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후속 작품들은 이상한 신비주의에 빠져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아동 상담의사로 깜짝 출연한 나이트 샤말란 감독. 이 작품 이후 여러 편을 디즈니와 함께 했던 그는 디즈니 간부들을 비판하는 책을 펴내 화제에 올랐다.
이 영화는 앵글 뿐만 아니라 카메라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샷이 많다. 즉 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오르내리는 카메라는 관객이 소년의 동화돼 마치 자신이 귀신을 보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가 말하는 육감은 말이 되고 안되는 문제가 아닌, 인지하지 못하는 세계여서 무섭다.
이 영화만큼 스포일러 논쟁을 크게 불러일으킨 작품이 없다. 결코 마지막 반전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 앞에서는 절대 말해서는 안되는 최대는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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