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토록 서정적인 킬러 영화가 있었던가.
안톤 코르빈 감독의 '아메리칸'(The American, 2010년)은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애잔한 킬러 영화다.
미국 출장 길에 비행기에서 우연히 보고, 다시 DVD를 구입할 정도로 이 작품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작품은 요란한 총질이 난무하는 여느 킬러 영화와 다르다.
쫓기는 미국인 총기제작자가 한적한 이탈리아 마을로 숨어 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지만 코르빈 감독은 깊이 있는 영상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채웠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이탈리아 시골 풍경의 아름다움을 있는 대로 끌어올린 서정적인 영상이다.
특히 여백과 공간의 미를 극한으로 발휘한 영상은 감동 그 자체다.
무려 25년을 사진작가로 살아온 코르빈 감독답게 어떤 앵글이 풍경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리는 지 너무 잘 알고 촬영을 했다.
그래서 와이드 앵글과 인물을 한 쪽 끝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빈 공간으로 채우는 마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영상은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삶의 매 순간을 고민하는 킬러의 고뇌가 그대로 묻어나듯 사색을 하게 만드는 영상이다.
여기 맞춰 은은하게 울리는 서정적인 기타 선율은 마치 선승의 화두를 듣는 듯 하다.
대사를 최대한 압축하고 영상으로 분위기를 전한 감독의 연출력은 가히 최고로 꼽을 만 하다.
이야기를 떠나 영상의 아름다움 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켜쥐는 수작이다.
이토록 영상미가 아름다운 작품이 블루레이 타이틀로 나오지 않은게 안타까울 뿐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블루레이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DVD치고는 그런대로 볼 만 하다.
더러 윤곽선이 뭉개지고 색감이 번지는 곳도 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보다는 명확한 소리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과 제작과정이 들어 있으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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