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쓰리 썸머 나잇

울프팩 2015. 7. 18. 11:48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을 아주 재미있게 봐서 그가 새로 만든 '쓰리 썸머 나잇'도 기대를 했다.

그런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억지 설정과 1970년대식 슬랩스틱 코미디로 일관하는 이야기는 자연스런 웃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내용은 세 친구가 느닷없이 부산으로 내려가 마약밀매조직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무엇보다 우연의 반복이라는 짜맞추시긱 설정부터가 이야기의 전개를 억지스럽게 만든다.

세 청년과 마약밀매조직 두목 악당의 인연, 여기 끼어든 여인의 과거사 등이 매끄럽지 못하다.

 

세상에 그런 인연이 없으리란 법은 없겠지만 왜 하필 그런 인간들만 해운대 모래사장에 모여들었는 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억지 구성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그렇다 보니 곳곳에서 이야기의 얼개가 삐걱거리고 심지어 중반까지는 이야기 전개가 늘어져 지루하기까지 하다.

 

웃음을 주기는 커녕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코미디로서는 치명적이다.

바닷가에서 벌어지는 소동과 성적인 유희로 간간히 웃음을 터뜨리기는 하지만 결코 '주유소 습격사건' 만큼 큰 웃음을 주지는 못한다.

 

여기에 임원희가 교복을 입고 또래 친구로 보기에 무리가 따르는 손호준, 김동욱의 고교 친구로 나온 것도 부자연스럽다.

아무래도 김 감독은 '주유소 습격사건' 이후 코미디 신통력이 다한 듯 싶다.

 

빈약한 소재와 뻔한 줄거리, 식상한 유머 코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배역 설정 등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이다.

김 감독이 '주유소 습격사건'을 너무 잘 만들어 그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탓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것이 김 감독의 숙명이자,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일 수도 있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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