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들뢰즈는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세상은 영화 같은 인간 세포 복제를 얘기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 연구의 진위 논란을 떠나 세포 복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곧 인간 복제가 된다.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감독은 '아일랜드'(The Island, 2005년)에서 인간 복제가 이뤄지는 미래를 다루고 있다.
미래의 인류는 병이나 사고에 대비해 복제 인간을 만들어놓고 신체에 문제가 생기면 복제 인간의 장기로 대체한다.
은행에 예금하듯 복제 인간을 통해 영생을 예금하는 셈이다.
과연 사람을 복제하는 미래는 행복할까.
마이클 베이 감독은 디스토피아로 봤다.
지상낙원의 유토피아라면 사건도 없고 심심할 테니 영화를 만들기 위해 디스토피아는 불가피한 선택이겠지만, 영화적 구성을 떠나 그는 생명윤리 문제를 들고 나왔다.
마치 도살장의 소처럼 주인을 대신해 죽음을 기다리던 복제 인간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찾아 반란을 일으킨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세상으로 뛰쳐나온 복제 인간의 앞날에 대해 영화는 얘기하지 않는다.
그 어떤 암시도 주지 않는다.
마이클 베이는 어차피 볼거리에 치중한 오락거리로 만들기 위해 인간 복제와 생명윤리를 거론한 만큼 진지하게 파고들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뒀다.
베이 감독의 의도대로 이 작품은 영화의 내용보다 요란한 볼거리로 한몫하는 작품이다.
특히 황교수의 연구를 둘러싸고 세상이 떠들썩한 요즘 여러 가지 의미를 시사한다.
그래서 그런지 보면서도 기분이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초반 배경화면이 지글거리고 이중윤곽선이 보이지만 색상도 뚜렷하고 명암대비도 좋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웅장하고 묵직하며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하다.
사방에서 쏟아져 내리는 총탄 소리는 마치 영화 속 한가운데 앉아있는 듯 실감 난다.
아쉬운 것은 썰렁한 부록.
14분짜리 메이킹만 덜렁 들어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울의 움직이는 성 (12) | 2006.01.04 |
---|---|
너는 내운명 (14) | 2005.12.31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8) | 2005.12.16 |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4) | 2005.12.13 |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 (3) | 2005.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