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개봉 무렵 배우 장진영을 만났다.
엄정화와 함께 인터뷰를 했는데, 차분하면서도 강단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그런지, 김해곤 감독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년)에서 보여준 장진영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장진영에 대한 기억과 겹쳐 그가 가장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장진영은 이 작품에서 애인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술집 여자로 나와 적당한 독기와 열정으로 불꽃처럼 타올랐다.
'국화꽃 향기' '싱글즈' 등에서도 열심히 연기했지만 이 작품 만큼 빛을 발하지는 못한 것 같다.
장진영은 이 작품이 흥행에 참패한 뒤 출연을 후회했다고 한다.
험한 욕설을 내뱉으며 처절하게 망가진 모습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본인은 아쉬운 부분이었겠지만, 배우로서 장진영의 진가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진영이라는 또 한 명의 연기 잘하는 배우를 떠나보낸 지금, 옛 생각이 나서 이 작품을 다시 꺼내봤다.
'친구' 못지 않게 험한 욕설과 거친 삶을 그린 작품이지만, 처절한 사랑을 하는 연아(장진영)의 모습을 통해 장진영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유감없이 빛난 이 작품을 주저없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아쉬운 화질이다.
일부 클로즈업 영상 등은 깔끔하고 해상도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샤프니스가 떨어져 윤곽선이 두루뭉술하고 링잉도 나타나 눈에 거슬린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드라마인 만큼 특별히 서라운드 효과를 기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
부록으로 김해곤 감독과 제작자, 촬영 감독의 고해성사 같은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이 2장의 디스크에 걸쳐 수록됐다.
음성해설에서 흥행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김 감독의 사과가 재미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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