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고교 시절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화가 있었다.
온통 일본어 뿐인 만화였는데 폭력장면이나 성적 묘사가 너무나 자세하고 실감나는 그림체가 인상적인 만화였다.
아이들은 일본어도 모르면서 열심히 돌려봤다.
나중에 그 작품이 이케가미 료이치의 '크라잉 프리맨'이라는 것을 알았다.
워낙 잔인한 폭력 장면과 수위 높은 성적 묘사 때문에 이 작품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다가 2000년 대원에서 9권으로 한국판을 완간한 적이 있다.
물론 그때도 일부 장면은 적당히 모자이크 처리된 채 출간됐다.
많은 사람들은 이 작품을 대원에서 만화책으로 발간하기 전에 비디오로 먼저 만났다.
예전 대여용 비디오에는 '호환 마마...' 운운하며 청소년 유해영상물을 경고한 동영상이 있었는데, 거기 쓰인 일부 영상이 바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크라잉 프리맨'의 장면들이다.
또 90년에 허관걸과 장만옥이 등장하는 영화 '루안살성', 96년에 마크 다카스코스가 프리맨을 연기한 할리우드의 동명 영화가 국내 개봉한 적이 있다.
루안살성은 다소 코믹한 편이었고, 미국판은 마크 다카스코스의 근사한 액션이 괜찮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원작 만화를 제외한 제대로 된 작품은 역시 일본에서 6회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니시오 다이스케, 마츠우라 쇼헤이, 야마우치 시게야스 등이 감독한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그림과 현란한 액션, 강도높은 성적 묘사를 최대한 살렸다.
물론 원작 만화만큼 자세하지는 않지만 기본 줄거리를 살렸기 때문에 이 작품을 못본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특히 프리맨의 화려한 액션과 잔혹한 폭력 묘사는 오히려 원작 만화보다 더욱 역동적으로 묘사됐다.
마초적 남성상을 가장 잘 그리기로 유명한 이케가미 료이치의 대표작인 만큼 뒤늦게나마 국내에서 DVD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원작 만화를 다시 꺼내보니 예전 학창 시절이 생각났다.
총 4장의 디스크에 6화를 모두 수록한 DVD는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한다.
1988년에 제작된 20년이 넘는 작품인 만큼 화질은 그저 그렇다.
그래도 뒤로 갈 수록 화질이 개선돼 5, 6화는 괜찮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은 형식적인 갤러리 뿐이어서 사실상 없는 셈이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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