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년) 밀실 추리극 같은 작품이다.
한 남자가 지배하는 농촌은 사실상 이방인의 진입을 거부하는 밀실이다.
이곳에서 죽은 한 남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테리는 기괴하면서도 숨막힐 듯한 긴장과 두려움을 선사한다.
윤태호가 그린 원작이 워낙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지녔지만 이를 재미있게 재배치한 것은 강우석 감독의 힘이다.
특히 영화는 캐릭터의 힘이 컸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개성으로 적재 적소에서 빛을 뿜어낸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캐릭터에 윤기를 불어넣은 강 감독의 연출력도 훌륭했다.
특히 '지옥의 묵시록'의 말론 브란도 캐릭터를 쪼개 놓은 듯한 극중 허준호와 정재영의 모습은 권력과 이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비록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긴 하지만 원작과 다른 막판 엔딩의 반전도 신선했다.
다만 그 차이를 3시간이나 늘여서 보여줄 필요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강 감독은 원작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4시간 정도 필요하다고 했지만, 좀 더 군살을 쳐내서 속도감을 살렸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저씨'에 이어 국내 흥행 2위를 한 작품답게 흥행작을 줄줄이 뽑아낸 강 감독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잘 만든 영화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샤프니스가 높아서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쨍한 느낌의 영상을 보여준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한다.
저음에 부밍이 일긴 하지만 리어 활용도가 높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고, 사운드에 힘이 있다.
부록으로 강 감독,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유해진, 김상호가 참여한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포스트 촬영 현장 등 많은 내용이 실려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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