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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재키 브라운

울프팩 2012. 8. 17. 15:46
인기 감독이라고 무조건 모든 영화가 훌륭한 것은 아니다.
더러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쉬운 작품이 나올 때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재키 브라운'(Jackie Brown, 1997년)이 그런 영화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떨어지거나 못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타란티노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펄프픽션' '바스터즈' '킬 빌' '데쓰프루프' 등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비춰봤을 때 허를 찌르는 역발상의 재기 넘치는 구성과 충격적인 영상에서 다소 밀렸다.

내용은 총기밀매상의 숨겨놓은 돈을 모두를 속이고 가로채려는 흑인 중년 여성의 음모를 다뤘다.
흑인 중년 여성을 강조한 이유는 타란티노 감독의 제작 의도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돈 없고 힘 없고 나이까지 많은 흑인 여성은 제도권인 경찰은 물론이고 같은 흑인마저 소모품처럼 이용하려고만 든다.
이를 통해 타란티노는 주류 사회에서 빗겨난 흑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미국적 현실을 되짚었다.

그래서 타란티노 감독은 주연배우도 1970년대 흑인들을 위한 선정적인 영화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 팜 그리어를 기용했다.
팜 그리어는 세월은 흘렀어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맡아서인지 70년대 B급 무비 스타의 아우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결국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의지할 데 없는 중년의 흑인 여성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한 방, 즉 엘모어 레너드의 원작 소설 제목처럼 '마지막 모험'을 벌이는 것 밖에 없다.
여기서 타란티노는 주인공이 벌이는 두뇌 싸움을 각각의 등장인물 시점에서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다면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타란티노식 충격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주인공이 쌍칼이나 쌍권총을 휘두르는 화려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 평범한 사회적 약자라는 점도 기대치를 떨어뜨리는데 한 몫 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그저 그렇다.
샤프니스가 떨어지다보니 윤곽선이 날카롭지 못하며 암부 디테일도 부족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인물을 따라 옆으로 길게 트래킹하는 인트로가 참신했다.
영악한 무기밀매상을 연기한 새뮤얼 잭슨과 그 밑에서 빌붙어 사는 무능한 백인 부하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 여기서는 흑백이라는 피부색이 갖는 사회적 위치가 역전됐다.
영화는 화려한 스타군단을 자랑한다. 형사로 나온 마이클 보웬과 마이클 키튼.
1970년대 봇물처럼 쏟아졌던 흑인 B급 영화의 히로인이었던 팜 그리어가 주연인 재키 브라운을 맡았다.
마약에 취한 여성은 피터 폰다의 딸인 브리짓 폰다가 연기.
원작은 1992년에 나온 엘모어 레너드의 소설 'Rum Punch'. 국내에는 '마지막 모험'으로 번역 출간됐다.
영화에는 한국갱들이 M16을 원한다는 등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묘사도 나온다. 삽입곡들도 좋은데 주제가인 'Long Time Woman'은 주연인 팜 그리어가 불렀다.
Jackie Brown (재키 브라운) O.S.T
O.S.T
재키 브라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로버트 드 니로 출연/브리짓 폰다 출연/사무엘 L. 잭슨 출연/크리스 터커 출연/마이클 키튼 출연/로버트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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