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데스티네이션2 (블루레이)

예전 영화 담당 기자 시절, 가장 곤혹스러웠던게 공포물 시사였다.
공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편의 작품은 예외였다.
데이비드 엘리스 감독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2'(Final Destination2, 2003년)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정체모를 괴물이나 귀신이 등장해 쓸데 없이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기존 공포물과 달리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고를 이용해 숨막히는 긴장과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언뜻보면 영화는 죽음이라는 무형의 명제를 이용해 사건을 끌어가기 때문에 독특해 보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잔인하게 난도질 하는 스플래터 무비이다.

즉 '13일의 금요일'이나 '스크림'처럼 희생자들이 연이어 죽어나가지만 잔인한 살인마 대신 보이지 않는 죽음이 만든 정교한 사고들이 장치로 쓰일 뿐이다.
물론 영화처럼 거대한 교통사고와 가스 폭발, 엘리베이터 안전사고 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늘 접하는 사물들이 죽음의 장치로 이용됐다는 점이 공포를 현실화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전편의 참신한 발상을 디지털 특수효과와 정교한 장치들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만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장면들은 전편보다 오히려 더 섬뜩하고 잔인하다.

더불어 죽음과 탄생이 균형을 이룬다는 생각 아래 새 생명만이 죽음을 이긴다는 명제는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한 여름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 줄 깔끔한 공포물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클로즈업은 좋지만 샤프니스가 높지 않고 디테일 또한 뛰어난 편이 아니다.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사운드과 웅장하고 박력있으며 소리의 이동성도 좋다.
부록으로 감독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이 있으며 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통나무가 경찰차를 관통하는 장면은 디지털로 처리. 실제 1.8톤의 통나무를 떨어뜨려 보니 튀어오르지 않았기 때문. 운전자의 머리를 통나무가 때리는 장면은 인형을 이용해 촬영.

2편에서는 1편과 달리 죽음에 대해 한 템포 쉬어가는 트릭을 사용했다. 관객이 죽음을 예감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여기에서 벗어나 안도하게 한 뒤 뜻밖의 죽음으로 뒤통수를 치는 식이다.

자동차 운반트럭이 화염을 뚫고 다른 자동차를 들이받는 장면은 2분의 1 또는 4분의 1의 미니어처를 사용.

초반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교통사고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초반 경찰관이 여주인공을 교통사고 위험에서 구하는 장면은 그린스크린 앞에서 찍고 불꽃과 폭발을 디지털로 합성했다.

전편의 여주인공 알리 라터가 다시 나오고 AJ 쿡이 새 여주인공을 맡았다.

철제 사다리가 눈을 꿰뚫는 장면은 인형을 이용해 촬영. 인형 내부에는 쇠고기와 날달걀, 피 색깔의 올리브유 등으로 속을 채운 콘돔을 넣어 놓았다.

위에서 떨어진 유리에 압사당하는 장면 역시 인형을 이용해 촬영. 인형 내부에는 고기와 달걀 등으로 채운 콘돔을 넣어 놓았다.

승강기에 머리가 잘려 죽는 장면은 녹색 후드를 머리에 쓴 스턴트우먼이 그린스크린 앞에서 촬영.

영화는 전편의 비행기 사고 후 1년이 지난 뒤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뤘다. 전편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전편을 보지 않았어도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지장이 없다.

전편처럼 '캔디맨' 토니 토드가 죽음의 열쇠를 푸는 해결사로 등장.

날아간 철조장에 몸이 3등분 되는 장면도 인형으로 촬영. 어깨부터 머리는 실제 배우가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했다.

바베큐 그릴 앞에서 소년이 폭발사고로 날아가는 장면도 인형을 사용했으며, 잘린 팔은 서로 섞이면 연기가 나는 액체를 발라놓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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