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포세이돈

울프팩 2006. 9. 18. 23:52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만든 재난 영화 '포세이돈'(Poseidon, 2006년)은 1972년에 로날드 님 감독이 만든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리메이크작이다.
페터젠 감독은 이 작품을 '특전 유보트' '퍼펙트 스톰'과 더불어 그의 해양영화 3부작으로 꼽는다.

70년대 당시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타워링'과 더불어 재난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는 바다에서 뜻하지 않게 거대한 파랑(波浪)을 만나 전복된 호화 유람선의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탈출을 벌이는 줄거리다.

리메이크작은 전체적인 구성이 원작과 갖지만 캐릭터, 갖가지 에피소드들은 약간씩 다르다.
리메이크작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선 컴퓨터 그래픽을 바탕으로 만든 화려한 볼거리.

30미터 높이의 파랑으로 배가 전복되는 장면과 7층 높이의 로비가 물에 잠기는 장면은 장관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원작보다 떨어진다.

볼거리에 치중하다 보니 인물의 개성이 원작만 못하기 때문이다.
원작은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과 영웅적인 행동이 감동과 더불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긴장감을 주었는데, 리메이크작은 그에 비하면 힘이 다소 달린다.

보기에 화려하지만 정작 맛이 없는 요리를 잔뜩 벌려놓은 잔치상처럼 한마디로 눈요기는 되지만 이야기는 밋밋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최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답게 화질이 뛰어나다.

원경에서는 살짝 이중 윤곽선이 보이지만 별다른 흠집 없이 깔끔한 영상을 자랑한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일품이다.

배의 스크루 소리, 청천벽력 같은 파도 소리 등을 들어보면 서라운드 효과와 소리의 방향감 등이 뛰어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 속에서 길이 335m, 16층 갑판을 가진 호화 유람선 포세이돈은 유람선 퀸 메리호가 모델이다. 외관은 ILM에서 만든 컴퓨터 그래픽이며 내부는 워너 스튜디오에 부분별로 만든 세트다.
7층 높이의 로비와 화려한 무도회장은 모두 실물 크기 세트다.
영화 속 재난의 원인이 된 35m 높이의 거대한 파도인 파랑. 파랑은 파도와 해류가 충돌하거나 일반 파도가 섬 같은 장애물을 만나 물결이 갈라졌다가 합쳐질 경우, 해저에 돌출 지형이 있을 경우 발생한다. 버뮤다 삼각지대가 파랑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파랑이 배를 덮치는 장면 등은 ILM과 스탠퍼드대 컴퓨터 그래픽학과에서 실감 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배가 파괴되는 장면을 사실대로 묘사하기 위해 시간 순서대로 촬영.
배가 완전히 뒤집히는 바람에 천장과 바닥이 바뀌며 아비규환이 된 배의 내부. 배가 뒤집히는 장면은 거대한 짐벌 위에 세트를 얹어 뒤집거나 흔들며 촬영.
아찔한 승강기 통로 탈출 장면은 실제 가로, 세로 3m, 높이 12m에 이르는 수직 통로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
물바다가 된 로비를 건너는 장면은 배우들을 끈으로 묶어놓고 촬영. 촬영 후 끈을 모두 지웠다.
거대한 무도회장을 바닷물이 쓸어버리는 장면은 34만 리터의 물을 쏟아부으면서 촬영.
과연 이 가운데 몇이나 살아남을까.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과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5~6대 이상의 카메라를 한꺼번에 동원해 촬영했다.
원작에서 진 해크먼이 했던 역할을 커트 러셀이 연기. 원작의 진 해크먼 직업은 목사였으나 리메이크작의 커트 러셀은 전직 소방수이자 전 뉴욕시장으로 설정. 카리스마는 진 해크만이 한 수 위다.
원작 소설을 쓴 작가 폴 갈리코는 1937년 퀸 메리호에 탑승했다가 큰 파도가 배를 후려쳐 고생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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