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플래시댄스'(Flashdance, 1983년)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영화다.
이 작품은 춤과 음악, 영상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에 익숙한 1980년대 MTV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내용은 별 게 없다.
생계를 위해 철공소에서 용접 일을 하는 가난한 여성이 밤에는 클럽에서 춤을 추며 무용수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다.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록키'식 아메리칸 드림을 다루고 있다.
단순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인기를 끈 것은 음악과 영상, 배우의 힘이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제니퍼 빌스는 기존 유명 배우들과 다른 풋풋한 매력을 풍기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지적으로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뇌쇄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그는 성공 스토리와 부합하는 여주인공 역을 똑 떨어지게 소화했다.
여기에 1980년대 인기 작곡가로 명성을 누린 조르지오 모로더가 영화 음악을 맡아 줄줄이 히트곡을 내놓았다.
아이린 카라가 불러서 제56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Flashdance...What a feeling'을 비롯해 마이클 셈벨로의 'Maniac', 서클V의 'Seduce Me Tonight', 카렌 케이몬의 'Manhunt', 조 에스포지토의 'Lady Lady Lady', 킴 칸스의 'I'll Be Here Where The Heart Is', 도나 섬머의 'Romeo' 등 OST에 들어 있는 모든 곡들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로라 브래니건의 'Gloria', 조안 제트의 'I Love R&R' 등 유명한 히트 넘버들도 가세해 영화를 빛냈다.
여기 맞춰 주인공을 비롯한 무용수들이 현란한 춤을 추는 장면들은 한편의 장대한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
특히 CF를 많이 찍어서 감각적인 영상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나인 하프 위크'처럼 각각의 장면들을 따로 떼어내 봐도 그림 같은 감성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그렇다 보니 빈약한 스토리를 영상과 음악으로 포장했다는 혹평도 듣지만 분명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인 점은 분명하다.
다만 그 시절에는 굉장히 앞서가던 음악과 춤이 요즘 세대들 입장에서는 그만 못하게 보일 수도 있다.
지금도 이 영화의 삽입곡들을 들으면 가슴이 뛸 만큼 1980년대의 아련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명작이다.
그만큼 국내에도 이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 많을 텐데, 안타깝게도 블루레이 타이틀이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빨리 국내에도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됐으면 좋겠다.
미국에서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한글자막이 들어있지 않다.
1080p 풀 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오래전 영화이니 지글거림은 어쩔 수 없다지만 중경이나 원경의 윤곽선이 두꺼워 예리한 맛이 떨어진다.
클로즈업 화면은 그나마 낫지만 요즘 영화의 블루레이 타이틀에 비춰보면 많이 떨어진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만큼 사운드 디자인이 인상적이지 않다는 뜻.
부록으로 제작 동기, 영상, 촬영과 음악, 신드롬에 대한 설명 등이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하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장면. 제니퍼 빌스가 'He's a Dream'에 맞춰 무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줄을 당기자 물이 쏟아져 내리는 이 장면은 굉장히 섹시하다. '데드풀'에서도 이 장면을 패러디했다.
무용 장면은 모두 마린 잔이라는 프랑스 배우 겸 무용수가 대신했다. 그러나 제작사 방침에 따라 그의 이름은 크레디트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당시 인기 있었던 브레이크 댄스도 등장. 막판 오디션 때 주인공이 추는 백스핀도 스트리트 댄서 출신의 크레이지 렉스가 대신 췄다.
한편으로는 귀여워 보이면서도 웃음을 자아낸 교통경찰과 장난을 치는 장면. 사실 내용과 아무 맥락이 닿지 않는 뜬금없는 장면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비평가들은 감각적인 영상으로만 채웠다며 혹평했다.
'Manhunt' 음악에 맞춰 춤을 춘 신시아 로즈는 댄서 출신이다.
아이스댄싱 대회 장면에서 로라 브래니건의 'Gloria'가 나온다. 아이스댄싱 장면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몬로빌 몰에서 찍었다. 조지 로메로 감독이 '시체들의 새벽'을 찍은 아이스링크와 같은 장소다.
여주인공 친구이자 아이스댄싱 선수로 나온 서니 존스는 영화 개봉 후 1년 뒤인 1984년에 동맥류 출혈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 불과 30세였다.
제니퍼 빌스가 입고 나온 컬러를 잘라낸 셔츠는 집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예일대를 나온 그는 연기 경험이나 춤을 출 줄 몰랐는데도 애드리언 라인 감독에 눈에 들어 대번에 주연으로 발탁됐다.
남자 주인공은 마이클 누리가 맡았다. 케빈 코스트너도 이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록 밴드 키스의 멤버 진 시몬스와 알 파치노, 버트 레이놀즈, 밥 겔도프도 남자 주인공 제안을 받았으나 이미지 문제나 일정 때문에 거절했다.
원래 이 작품은 캐나다 토론토 술집에서 춤을 추다가 무용학교에 진학한 건설노동자 출신의 여성 머린 마더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2,300달러를 주고 그의 이야기를 샀다.
이 작품은 제리 브룩하이머와 돈 심슨이 공동 제작했다. 700만 달러를 들여 2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보 데릭, 대릴 한나, 헤더 록클러, 테이텀 오닐, 앤디 맥도웰이 여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주연 제의를 받은 배우 중 데브라 윙거는 '애정의 조건' 출연 때문에, 홀리 헌터는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했다.
제이미 리 커티스, 브리지트 폰다, 멜라니 그리피스, 마리엘 헤밍웨이, 헬렌 헌트, 제니퍼 제이슨 리, 미셀 파이퍼가 여주인공 오디션을 봤다.
애드리안 라인 감독은 두 번이나 연출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가 나중에 수락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도 연출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은 몇 주에 걸친 사전 제작 단계에 참여했으나 '스카페이스' 연출 때문에 중도에 그만뒀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대부분 장면을 촬영.
오디션 장면의 춤도 마린 잔이 대신 추었다. 그는 이듬해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에서 토치스 바의 댄서로 출연했다. 빠르게 회전하는 백스핀 춤을 대신 춘 크레이지 렉스는 가발을 쓰고 다리털을 면도한 채 출연했으나 콧수염을 끝까지 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그대로 출연했다.
피어스 브로스넌, 로버트 드니로, 리처드 기어, 멜 깁슨, 톰 행크스, 잭 니콜슨, 조 페시, 존 트라볼타도 남자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드 지니어스(블루레이) (0) | 2018.04.12 |
---|---|
택시운전사(블루레이) (0) | 2018.04.03 |
황야의 무법자(블루레이) (0) | 2018.03.23 |
맹룡과강 (4K 블루레이) (4) | 2018.03.17 |
지붕위의 바이올린(블루레이) (0) | 2018.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