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인용 식탁

울프팩 2004. 8. 3. 01:14

이수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4인용 식탁'(2003년).
다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는 여자와 귀신을 본 남자가 만나는 심리 미스터리물이다.

공포물에 처음 도전한 박신양과 엽기녀 이미지에서 탈피를 시도한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귀신이나 잔혹한 장면 없이 공포감을 주는 시도는 좋았으나 산만한 구성과 미흡한 설명 때문에 난해한 작품이 돼 버렸다.

보고 나면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보다 찝찝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특히 쓸데없이 과도한 음량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잡스러운 장난이 불쾌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무난하다.
실버 리텐션 처리된 화면은 그라인더로 곱게 갈아낸 것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돌비 디지털 5.1과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전체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하지만 일부 장면의 과도한 음량이 귀에 거슬린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의 주인공인 4인용 식탁. 그러나 기제로서 쓰인 식탁에 대한 설명이 불분명하다.
귀신을 보는 사나이 박신양.
타인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전지현.
전지현이 누워있는 소파는 박신양이 디자인했다는 후문.
전지현은 갑자기 맥을 놓고 쓰러지는 기면증이라는 희한한 병을 앓는 여인으로 등장.
시중에 떠도는 각종 괴담에서 따온 에피소드가 여기저기 보인다. 자살하는 여인과 눈이 마주치는 장면.
꼭 아기를 죽여야 했을까. '바람난 가족'처럼 아이를 죽이는 장면이 섬뜩하다.
무서운 에피소드 못지않게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 엑스트라 할머니. 어디서 찾아냈을까.
산 자와 죽은 자의 해후.
실버 리텐션 처리로 약간 탈색된 색감. 오히려 차분한 느낌을 줘서 영화와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