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찾아오는데 이유가 없다면 이별 또한 마찬가지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5X2'(Five Times Two, 2004년)는 사랑과 이별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독특하게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즉, 부부의 이별부터 시작해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인연의 시작으로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같은 방식은 관객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 끝까지 보게 만든다.
프랑소와 오종의 작품들이 늘 그렇듯 이번 작품 역시 범상치 않다.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두 사람은 언제부터인가 사랑이 식어 조용히 멀어져간다.
밀물처럼 밀려온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진 것처럼 썰물처럼 빠져나간 사랑은 이혼으로 막을 내린다.
프랑소와 오종은 심드렁한 일상을 탐미적인 카메라와 빈 공간을 끈끈하게 채우는 음악으로 보이지 않는 숱한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파올로 콩트의 'Sparring Partner' 등 삽입곡들이 훌륭하다.
아울러 누드까지 마다않고 열심히 연기한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와 스테판 프레이스의 진솔한 연기도 좋았다.
제목은 두 사람이 빚어내는 다섯가지 에피소드라는 뜻.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평범하다.
미세한 지글거림과 이중윤곽선이 보이지만 색감은 무난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미미하다.
영화 원본에 수록된 DTS는 DVD에서 누락됐다.
2장으로 구성된 DVD에는 영화를 거꾸로 편집한 '2X5'와 제작과정 등의 부록이 들어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주연을 맡은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와 스테판 프레이스. 발레리아는 과감히 헤어 누드 연기를 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남편의 형이 게이 커플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시간의 역순으로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끝보다 시작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별을 예고하듯 두 사람의 결혼식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는 비극적인 음악이 깔린다. 파올로 콩트의 'Sparring Partner', 플래터스의 'Smoke Gets in Your Eyes' 등 삽입곡들도 좋다. 수입된 OST도 들을 만 하다.
결혼 첫날 밤, 결혼식을 마치고 산책을 나온 신부는 낯모를 이방인과 사랑을 나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이탈리아의 칸소네를 대위법처럼 일부 우울한 장면에 사용했다.
카메라는 음악을 따라 공간 구석구석을 아주 천천히 훑듯이 이동한다. 촬영은 요리크 르소가 담당.
이 작품은 영국 극작가 해롤드 핀터의 희곡 '배신'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 희곡도 영화와 이야기 구조가 같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일부러 몇 장면을 편집해 영화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관객이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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