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가이 리치 7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

아서 코난 도일의 명작 '셜록 홈즈' 시리즈의 팬이라면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2011년)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희대의 명탐정 셜록 홈즈를 007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설정대로라면 셜록 홈즈는 복싱과 일본식 무술인 바리츠, 변장술에 능하긴 하지만 영화처럼 매트릭스식 액션을 구사하는 것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에 홈즈를 돕는 의사 왓슨은 기관총과 대포까지 난사하며 영화를 미스테리극이 아닌 전쟁물로 바꿔 놓았다. 코난도일이 쓴 어떤 작품에도 이런 황당무계한 내용은 없다. 제작진이 참고한 작품은 '셜록 홈즈의 회상록'이라는 단편집에 실린 '마지막 문제'다. 이 작품은 범죄 세계 대왕인 모리어티 교수와 셜록 홈즈가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영화 2012.01.07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인 '록 스탁 앤 투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년)는 참으로 재치넘치는 작품이다. 사기 도박에 속아 돈을 몽땅 날리고 빚을 진 4명의 청년이 이를 갚기 위해 흉악한 강도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이는 내용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모두 서로 얽히고 설켜 전체 사건의 영향을 미치는 복선을 기가 막히게 설계했다. 처음에는 황당한 이야기의 나열같지만 끝까지 따라가보면 직접 각본을 쓴 가이 리치의 천재성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후 작품인 '스내치'는 이만 못했다. 오히려 BMW 단편선인 '하이어'에 수록된 '스타'가 '스내치'보다 더 돋보였다. 참고로 제목은 오래된 속어로 "몽땅"이라는 뜻이다. 군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