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보성 3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1990년)는 전작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가 예상외로 크게 성공하자 제작사인 황기성 사단에서 서둘러 만든 속편이다. 전작의 인기를 업고 가기 위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두 번째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감독은 전작의 각본을 쓴 김성홍이 맡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미연, 김보성이 주연을 맡았고 지금은 유명한 배우들이 된 공형진, 이범수, 최진영 등이 신인으로 출연했다. 음악도 전작처럼 산울림의 김창완이 맡아 주제가를 불렀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전작만큼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서울의 경우 국도극장에서 개봉해 5만3,000명의 관객이 들었다. 전작이 16만 명이 관람해 대박을 쳤으니 그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당시 10만 명 관람이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예나 지금이나 치열한 입시 경쟁은 여전하다. 학생은 물론이고 부모와 교사, 학교 모두 시험을 치르는 당일까지 중압감에서 헤어나지를 못한다. 우리 사회에 과도한 입시 경쟁의 폐해에 대해 경종을 울린 사건이 1986년에 일어났다. 그 해 1월 서울사대부중 3학년이었던 여학생이 입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해서 생을 마감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고교 진학을 위한 연합고사도 꽤 경쟁이 치열했다. 그 학생은 전교 1등이었는데도 부담이 어찌나 컸던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때 학생이 남긴 유서가 신문에 보도되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난 1등 같은 건 싫은데, 난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이 되기는 싫은데, 난 꿈이 있는데, 난 정말 남을 사랑하며 살고 싶은데, ..

하얀 전쟁(블루레이)

안정효가 쓴 1989년 출간한 소설 '하얀 전쟁'은 월남전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자아상실과 인간성 파괴로 겪는 고통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강하게 울렸던 작품이다. 기존 전쟁 소설이 흔히 그리던 무용담과 달리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피아 구분 없이 모두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를 토대로 정지영 감독이 1992년에 같은 제목의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는 월남전 장면을 꽤나 공들여서 그럴듯하게 찍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직접 베트남까지 가서 현지 촬영을 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베트남 이외 국가에서 현지 촬영한 첫 영화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빌린 미군 헬기까지 동원해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애썼고 BL4S라는 특수 장비를 사용해 야간 전투 장면을 그럴듯하게 재현했다. 지금 보면 야간 전투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