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상진 2

레드슈즈(블루레이)

동화 비틀기는 애니메이션에서 흔한 일이다. 홍성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애니메이션 '레드 슈즈'(Red Shoes, 2019년)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Seven Dwarfs)를 비틀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백설공주의 미모를 시샘한 마녀가 공주를 죽이려고 하자 왕자들이 이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내용으로, 동화와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가면 설정이 완전히 뒤바뀐다. 백설공주 비틀기 우선 공주는 타고난 절세미인이 아니다.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뚱뚱한 그는 마녀의 소유물이나 마찬가지였던 마법 구두, 즉 빨간 구두를 신고 미녀가 된다. 이는 마치 뚱뚱한 코러스걸에서 성형을 통해 미녀 가수로 다시 태어나는 우리 영화 '미녀는 괴로워' 같다. 어찌 보면 공주의 미모는 마..

쓰리 썸머 나잇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을 아주 재미있게 봐서 그가 새로 만든 '쓰리 썸머 나잇'도 기대를 했다. 그런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억지 설정과 1970년대식 슬랩스틱 코미디로 일관하는 이야기는 자연스런 웃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내용은 세 친구가 느닷없이 부산으로 내려가 마약밀매조직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무엇보다 우연의 반복이라는 짜맞추시긱 설정부터가 이야기의 전개를 억지스럽게 만든다. 세 청년과 마약밀매조직 두목 악당의 인연, 여기 끼어든 여인의 과거사 등이 매끄럽지 못하다. 세상에 그런 인연이 없으리란 법은 없겠지만 왜 하필 그런 인간들만 해운대 모래사장에 모여들었는 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억지 구성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그렇다 보니 곳곳에서 이야기의 얼개가 삐걱거리고 심지어..

영화 201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