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말썽꾸러기 불량학생과 이를 계도하는 선생의 이야기는 1970년대 학창물이래 쭉 이어져온 레파토리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주제를 달리 하려면 갖가지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잘 살려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한 감독의 '완득이'는 성공적이다. 김려령 작가가 쓴 원작 소설의 힘이 크겠지만, 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역동적인 모습들은 이한 감독이 잘 살렸다. 예를 들어 주인공 완득이를 연기한 유아인의 킥복싱 장면이나 시종일관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옆집 아저씨, 빠르고 거친 말투 속에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는 김윤석이 연기한 담임교사 동주 등의 모습이 그렇다.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하다. 일부러 극적인 이야기를 끼워 넣지도,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멋있는 액션을 삽입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