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감독의 독립 영화인 '들개'(2013년)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이다. 유나바머로 알려진 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카진스키처럼 사제 폭탄을 만드는 사람을 다뤘다. 대학원생 정구(변요한)는 분노가 쌓일 때마다 사제 폭탄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폭탄을 익명으로 모집한 집행자들을 시켜 여기저기서 터뜨린다. 우연히 대학에서 정구를 만나 집행자가 된 효민(박정민)은 사제 폭탄 터뜨리는 재미에 정구보다 더 파괴적으로 변해간다. 급기야 효민은 어느 정도 선을 지키려는 정구를 압박해 살인적인 폭탄 테러에 동참하게 만든다. 더 이상 사제 폭탄을 만들고 싶지 않은 정구는 스스로 멈추기 위해 자신이 폭탄 테러범으로 만든 효민과 부딪치게 된다. 좀처럼 보기 드문 소재의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배어 있다. 감독은 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