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백경'(Moby-Dick)은 복수의 광기로 점철된 드라마였다. 거대한 흰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허브 선장의 복수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처사는 광기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 다리를 잃은 분노로 평생에 걸쳐 목숨을 걸고 한 마리 짐승을 쫓는 행위를 이성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에이허브는 왜 그리 포경선을 몰아 고래를 쫓았을까, 그것이 백경이 남긴 숙제였다. 그 궁금증을 풀어준 것이 론 하워드(Ron Howard) 감독의 '하트 오브 더 씨'(In the Heart of the Sea, 2015년)다. 이 영화는 너새니얼 필브릭이 쓴 르포르타주 문학인 '바다 한가운데서'를 원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