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대니 엘프만 5

유령신부 (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유령신부'(Corpse Bride, 2005년)를 처음 본 것은 유럽행 비행기 안에서였다. 작은 LCD 모니터와 헤드폰으로 본 영화였지만 내용이 재밌고 음악이 좋아서 후에 DVD와 블루레이로 구입했다. 이 작품은 팀 버튼이 만든 '크리스마스의 악몽'처럼 인형을 이용해 촬영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한 장면씩 촬영한 작품치고는 움직임이 부드럽다. 특히 눈썹과 입 등 표정연기가 훌륭하다. 내용은 소심한 청년이 결혼식을 앞두고 숲 속을 헤메다가 죽은 자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유령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유령 아가씨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되고 뜻하지 않은 복수극이 펼쳐진다. 마치 서양 동화에 전설의 고향이 합쳐진 듯한 이야기는 나름..

써머스비 (블루레이)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유명 여배우인 조디 포스터가 폭탄 선언을 했다. 바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것이다. 그동안 의혹이 있긴 했으나 스스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조디 포스터가 "평생의 영혼 자매"라며 동성 연인으로 밝힌 인물은 영화제작자인 시드니 버나드다. 시드니 버나드는 바로 존 아미엘 감독의 '써머스비'(Sommersby, 1993년)를 만든 인물. 조디 포스터는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이 작품 출연을 계기로 조디 포스터와 시드니 버나드는 가까워져 15년간 동거했다. 시드니 버나는 조디가 낳은 두 아이를 함께 키우며 살다가 2008년 헤어졌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밝혔듯 다시 만났다. 이 때문에 '써머스비'를 떠올리면 조디 포스터의 커밍아웃이 먼..

크리스마스의 악몽 (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 '크리스마스의 악몽'(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irstmas, 1993년)은 '월레스와 그로밋'과 더불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초당 24번에 해당하는 인형들의 움직임을 손으로 조금씩 바꿔가며 한 장면씩 촬영한 작품이다. 말 그대로 100명의 아티스트가 3년 간 한땀 한땀 바느질처럼 엮은 셈이다. 그만큼 영화의 질감은 독특하다. 입체감이 도드라진 캐릭터와 약간 부자연스럽고 투박한 움직임이 기존 매끈한 그림의 평면 애니메이션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내용은 할로윈 축제의 주인공 잭이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분위기에 반해 자신이 산타클로스가 돼서 크리스마스를 훔치는 이야기다. 할로윈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와 크..

로빈슨 가족

스티븐 J 앤더슨 감독의 '로빈슨 가족'(Meet The Robinsons, 2007년)은 참으로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다. '타임머신' 이야기에 '백 투 더 퓨처' '매트릭스' 등이 뒤섞였으며 캐릭터는 '인크레더블'을 닮았다. 언뜻보면 이것저것 뒤섞인 퓨전요리 같지만 이 또한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이야기는 고아 소년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날아가 과거를 뒤바꿔놓으려는 악당의 음모를 막는 내용이다. 원작은 윌리엄 조이스의 '윌버 로빈슨과의 하루'.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디즈니 작품이 늘 그렇듯이 가족에 대한 소중한 사랑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말라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월트 디즈니에 대한 헌사다. 이유는 '늘 꿈을 꾸며 미래를 향해 도전하라'(Keep Moving..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Roald Dahl)이 1964년 쓴 동화를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이 영화로 만든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년)은 물감 공장 같은 작품이다. 그만큼 색이 현란하다. 화려한 영상과 더불어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와 재미있는 캐릭터들은 어렸을 적 읽던 동화책을 떠오르게 한다. 언제나 그렇듯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배역을 소화해 내는 조니 뎁(Johnny Depp)은 물론이고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이들까지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아울러 대니 엘프만이 만든 만화영화 노래 같은 경쾌한 노래들도 뮤지컬처럼 영화의 재미를 거들었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 가운데 수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