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독립영화 2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의 독립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년)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부조리를 머피의 법칙으로 풀어낸 블랙 코미디다. 그러면서 아주 재미있는, 잔혹하고 충격적이며 엽기적인 연쇄살인극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안고 있는 기본 테마는 부자와 빈자 사이의 계층 간 갈등이 아니라 못 가진 자들 내부의 갈등이다. 갈등의 시발점은 부동산이다. 재개발에 목숨을 건 동네 사람들이 재개발 지역 포함 여부를 놓고 벌이는 갈등과 대립을 다루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모순과 갈등은 기저에 깊이 깔려있는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것은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주인공 수남(이정현)은 세상에 이토록 불행한 여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운이 연속되는 인물이다. 하루에 몇 가지 일을..

한여름의 판타지아(블루레이)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년)는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는 영화다. 영화는 크게 2부로 구분된다. 1부는 영화 제작을 위해 일본 나라현의 고조시를 찾은 감독 태훈(임형국)이 이야깃거리를 얻기 위해 현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태훈은 조감독이자 통역을 해줄 혜정(김새벽)과 함께 고조시 관광담당 공무원인 유스케(이와세 료)의 안내로 동네 사람들을 만난다. 태훈이 끌린 이야기는 오래전 오사카에서 일할 때 한국 여인을 만나 잠시 연애를 했던 겐지(강수안)의 이야기와 배우를 꿈꿨던 유스케가 어떤 여인을 만났으나 정작 이뤄지지 않았던 사랑 이야기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태훈이 모티프를 얻는 것으로 1부는 마무리된다. 2부에서는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고조시를 홀로 찾은 여성 혜정(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