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누군가에게 기쁨일 수 있고 누군가에는 슬픔이나 잔인한 추억일 수 있다. 대만(Taiwan)의 이안(Ang Lee) 감독은 '음식남녀'(飮食男女, Eat Drink Man Woman, 1994년)에서 요리를 통해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인생을 그렸다. 호텔 주방장을 지내며 오래도록 요리를 한 주 선생(랑웅)은 매주 한 번씩 홀로 키운 세 딸들을 위해 성대한 저녁을 차린다. 그에게는 근사한 만찬을 준비하는 것이 나름 가족의 유대와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저녁 자리가 즐겁지는 않다. 의례히 치르는 통과의례처럼 세 딸과 아버지는 저녁자리에 함께 앉지만 그다지 많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가 한 상 가득 차린 음식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매주 한 번의 만찬을 고집한..